정유정, 피해자 110차례 이상 가격…父에 살인예고

시신 지문 감식 피하려 관련 신체 부위 잘라

과외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나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도 손바닥을 칼 끝으로 찌른 흔적도 발견됐으며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는 '존속살해' 등을 검색했고 아버지와 통화를 해 범행을 예고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6일 검찰과 JTBC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110회 넘게 찌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치명상을 주지 못한 신체 부위에서의 피해 흔적과 저항이 없는 상황에서 찌른 듯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발견됐다. 손바닥을 칼끝으로 콕콕 콕 찌른 흔적이 여럿 발견된 것이다. 시신의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신체 부위도 자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정은 검찰 조사 당시 "분명히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며 "나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망상에 따른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진술이라는 게 범죄심리학자들의 판단이다. 정유정은 처참한 피해자 사진을 보고도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또 검찰에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그는 범행 3일 전 아버지와 2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며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쌓인 서운했던 감정을 토해내며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유정은 실제 대입과 공무원시험 준비에 실패한 뒤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절도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 성격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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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