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나타난 호남 내 민주당 '경고음'

현역 민주당 의원 물갈이 여론 58.6%
민주당 지지율 10%P 이상 빠져 비상

제22대 총선을 10개월 여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광주·전남 현역 국회의원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10명 중 6명 꼴인 데다, 민주당 지지율도 50%대 턱걸이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 광주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 광주·전남 유권자 10명 중 6명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과 새로운 인물이 대결한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인물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8.6%로 집계됐다.

반면에 '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현역 의원을 지지하는 응답자가 10명 중 2명 미만에 불과한 것이다.

지역별로 물갈이 여론은 광주가 60.3%, 전남이 57.2%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 순으로 30대, 60대, 40대에서 교체비율이 높았다는 게 민주당에겐 뼈 아프다.

정당 지지율도 예사롭지 않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의힘(9.7%), 정의당(5.6%), 진보당(3.8%), 그 외 정당(3.0%), 모름·무응답(21.2%) 순이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마의 10%대 벽'을 넘지 못하긴 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50%대 턱걸이에 그쳤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줄곧 60~70%대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다.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호시절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빠진 민심의 이반 현상이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호남 민심에서 민주당이 길을 잃은 시점은 지난 대선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남의 유권자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패했다.

더 중요한 것은 대선 패배 이후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아우르지 못한 실책이 컸다. 민주당은 패닉상태에 빠진 호남민심을 달래기는커녕 '졌잘싸' 운운하며 제대로 된 반성이나 혁신이 없었다.

호남지역민들은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사태를 보면서 민주당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무당층으로 옮겨가는 게 눈에 띈다는 분석도 있다.

호남정치의 실종도 한 원인이다. 대부분 초선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이 없고 그러는 사이 호남정치는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위기감이다.

내년 호남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거의 영예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 20대 총선 당시 '안풍'을 이끌었던 국민의당처럼 제3의 정당이 나타난다면 호남민심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이번 여론조사의 민심 추이가 내년 총선에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역민 1만2165명(광주 5501·전남 6664)과 전화연결 해 1604명(광주 802·전남 802)이 응답해 응답률은 각각 광주 14.6%, 전남 12.0%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 포인트다.

피조사자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2023년 5월 말)에 따라 성별·연령대·지역별 가중값(셀가중)을 부여했으며, 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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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