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제 정치의 원점"이라고 밝혔지만
신임 지도부 행보 닮은 계획에 해석 분분
지난 24일 미국 유학을 마치고 1년17일 만에 돌아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내 정치 복귀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전 대표는 28일 오전 9시26분께 국립현충원 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묘역을 참배한 뒤 30초 가량 길게 묵념했다.
현충원 참배는 통상 정치 지도자들이 새로운 행보를 시작할 때 소화하는 일종의 공식 같은 행보다. 대통령은 물론 여야 각 정당의 대표나 원내대표가 새로 뽑혔을 때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곤 한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방문 계획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방문은 민주당 지도부라면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추진하는 행사다.
앞서 이 전 대표 측근들은 그가 현충원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방문 등의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전 대표의 정치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입국 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미·중·일을 향한 쓴소리를 날렸다.
다음날인 이달 25일에는 인천공항 입국장에 마중나왔던 의원 등 인사들과 함께 저녁회동을 가졌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마중 나온 것에 대한 인사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회동 자리에서 이 전 대표의 향후 '정치적 스탠스'에 대한 논의, 이 전 대표 자택 인근 사무실 관련 실무적 논의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이날 현충원 참배가 '못다 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국내 정치무대 복귀에 본격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의 근거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전 대표는 다만 이날 참배 후 취재진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다. 그래서 1년 전 출국할 때 여기 와서 출국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귀국 인사를 드리게 됐댜"고 설명했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언론의 과잉해석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도 "우선 인사드릴 곳은 인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거기까지 (행보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 행보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의 경우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 통합의길을 걸어야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해서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한 가지 일이 있다.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권의 '검찰 정권' 견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 당의 혁신 등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통합의 길을 가야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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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