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46%가 심한 생리통 겪는데…병원 방문은 28%뿐

질병관리청 '주간 건강과 질병' 연구 자료
청소년 11%, 진료·시선 부담에 병원 안 가
폐경 평균 연령 50.1세…영양제 등에 기대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심한 월경 전 증후군을 겪지만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비율은 2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의 10% 이상은 진료나 주변 시선을 부담스러워 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심한 월경 관련 증상의 경우 자궁병변 등이 원인일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0일 질병관리청의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한국 여성의 월경·폐경 관리: 2022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연구진은 13~18세 여성 청소년 1019명, 19~64세 성인 여성 3533명, 65세 이상 여성 1015명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13~15세의 경우 49.9%, 16~18세의 경우 50.1%가 월경을 하고 있었다.

이중 초경 전, 무월경 등을 제외한 3098명을 분석한 결과 성인 46.1%는 심한 월경 전 증후군(두통, 복부 팽만감, 식욕 변화, 피로, 우울, 부종 등)을, 41.6%는 심한 월경통을 경험했다. 8.6%는 비정상 자궁출혈도 있었다.

청소년의 경우 심한 월경통은 42.6%가 경험했고 심한 월경 전 증후군은 28.3%, 비정상 자궁출혈은 5.3%가 있었다.

1개 이상의 심한 월경 이상 증상을 경험한 사람 중 병의원 방문 비율은 성인 28.5%, 청소년은 9.9%에 그쳤다. 약국을 방문한 비율은 성인 59.2%, 청소년 62.4%였고 건강기능식품이나 민간요법 등으로 대처한 경우는 성인 18.2%, 청소년 11.1%다. 성인 23.5%와 청소년 25.4%는 심한 월경 이상 증상이 있었음에도 아무 대처를 하지 않았다.

병의원에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 성인 37.2%는 진통제로 조절이 가능해서, 28.1%는 증세가 가벼워서, 14.4%는 진료 자체에 대한 거부감, 7.2%는 시간이 없어서, 5.6%는 의료비가 부담스러워서 등을 꼽았다.

청소년의 경우 가장 많은 38.9%가 진통제로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28.7%는 증세가 가벼워서, 13.3%는 시간이 없어서, 5.7%는 진료 자체에 대한 거부감, 5.5%는 사람들의 시선 부담감 등이었다.

연구진은 "월경 이상 증상의 원인이 자궁내막증이나 근종 등의 자궁병변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적절한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를 파악하고 청소년과 성인 여성들이 필요시 충분히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이 폐경 이행기 또는 폐경 성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의 초경 연령은 14.3세였고 마지막 월경 평균 연령은 50.13세였다.

조사 대상자의 28%가 지난 1년간 심한 수면 문제를 겪었고 27.2%는 질 건조감, 23.3%는 관절 및 근육 불편감, 21.5%는 신체 및 정신적 피로 등을 겪었다.

심한 폐경 증상 경험자 중 호르몬 치료 등 병원 진료를 받은 비율은 19.5%였고 한의원이나 한방병원 진료를 받은 경우는 5.9%였다. 가장 많은 49.1%는 석류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서 폐경 증상을 완화하려고 노력했고 34.4%는 운동을 택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비율은 34.3%다.

연구진은 "폐경이 중년 이후 여성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병의원 진료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여성들이 폐경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근거가 있는 치료 관리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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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