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만 빼고 모두 총파업"…역대급 의료 혼란 현실되나

145개 의료기관 조합원 4만여명 참여 전망
의사 제외한 병원내 60여개 직종서 총파업
11일 2차 출근투쟁 시작…13일부터 총파업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13일 역대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9년 만에 의료현장에 적지 않은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의사를 제외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60여 개 직종, 필수의료 인력을 제외한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오는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 6만425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3.07%의 투표율과 91.6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파업 찬반 투표에 참가한 지부 수는 127개, 사업장 수는 145개로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달 27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조합원도 6만여 명으로, 2004년 파업 인원(1만여 명)보다 6배가량 많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하는 필수인력 인원을 제외하고 4만5000명가량이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노조는 내다보고 있다.

의사를 제외한 의료직종인 간호사, 약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물리치료사 등과 행정직인 영양사, 조리사, 청소노동자 등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직종이 모두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여서 대형병원 등을 중심으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이 특정 시기에 전체적으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145개 사업장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경희의료원, 고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이화의료원(목동·서울),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보훈병원, 서울서남병원, 한국원자력의료원, 중앙혈액원 등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19년 전인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와 주 5일제 관철을 위해 2주 정도 파업을 벌였고, 당시 1만여 명이 참여한 바 있다.

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관리를 통한 환자 안전 보장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 마련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 이틀 전인 오늘 오전 출근시간대(6~8시)에 이대서울병원, 강동성심병원, 서울서남병원 등에 속한 조합원들이 각 의료기관 현관 앞과 로비, 정문, 출입구 등에서 피켓시위 등 '전 조합원 2차 출근투쟁'을 벌인다.

오는 12일 오후 6시 이화의료원, 지역본부별 및 지부별로 정한 장소 또는 온라인을 통한 '산별 총파업 투쟁 전야제'도 예정돼 있다. 13일에는 오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에서 대한문 일대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투쟁을 하고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14일에는 세종시와 서울·부산·광주에서 총파업을 벌이고, 노조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15일 이후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와 사용자 측의 요구사항 수용 정도와 태도,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별총파업투쟁중앙본부(중앙집행위원회)에서 산별 총파업 지속 여부와 총파업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의료계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임시총회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 등 집행부 해체를 논의하고 조직을 재정비해 대정부 협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