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혼부부 보증금 대출 확대…2억원→3억원

이자지원도 연 3.6%에서 연 4.0%로 조정
신혼부부 지원대책에 4년간 4878억 투입

주거비는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심각해지는 저출생의 주원인으로도 꼽힌다. 집값이 1% 오르면 최장 7년까지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고 합계출산율은 약 0.014명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로, 주거 안정성은 임신과 출산을 결심하게 하는 큰 요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실제 신혼부부 10쌍 중 9쌍이 1억5000만원 정도의 빚을 짊어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는 13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예비) 신혼부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한도 및 이자지원 확대, 공공시설을 활용한 '나만의 결혼식' 운영 확대 및 서비스 개선, 심리상담부터 재무교육까지 '(예비) 신혼부부 학교' 운영 등이다.

이를 위해 4년 간 시가 책정한 예산만 총 4878억원이다.

우선 시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하고 이자지원을 연 3.6%에서 연 4.0%로 확대한다. 전체 예산의 대부분인 4857억원이 여기에 투입된다.

해당 사업은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예비 신혼부부 포함)에 임차보증금(전월세보증금)의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3개 은행(국민, 신한, 하나)에서 최대 3억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대출이자는 최대 연 4.0%, 최장 10년 간 지원한다.

연소득 9700만원 이하이며 해당 주택의 전세금이 7억원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인 경우가 대상이다. 서울주거포털(https://housing.seoul.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2018년부터 매년 평균 9200쌍의 신혼부부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총 4만7322가구가 혜택을 봤다.

또한 시는 코로나 이후 급증한 결혼식 수요로 예식장 잡기가 어려운 예비 신혼부부를 위해 매력있는 공공시설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는 '나만의 결혼식'을 진행한다. 북서울꿈의숲, 서울시청사 등 19개소를 개방한 데 이어 향림도시농업체험원 등을 추가로 확보해 총 24개소로 확대 운영한다.

늘어난 하객 규모를 고려해서 예식공간별 수용인원은 당초 100명에서 최대 1000명으로 늘렸다. 지난 5월 오픈한 온라인 예약상담시스템(https://familyseoul.or.kr/wedding) 또는 상담전화(1899-2154)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오픈채팅방에서 결혼전문업체와 실시간 상담도 가능하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롭게 시작하는 결혼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심리상담부터 체계적인 자산형성을 위한 재무교육까지 맞춤 지원하는 '신혼부부학교'도 신규 운영한다.

신혼부부학교는 ▲결혼 초기에 겪게 되는 문제와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부로서의 준비, 배우자의 역할, 의사소통 방법 등을 배우는 ‘예비·신혼부부 교실’ ▲부부관계를 점검하고 심층 상담을 해주는 ‘신혼생활 컨설팅’ ▲체계적인 자산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통해 안정적인 가정경제를 돕는 ‘재무상담 및 금융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5개 자치구(강북, 도봉, 동작, 서초, 송파) 가족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신혼부부학교는 내년 25개 전 자치구로 전면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서울시가족센터 대표전화(02-318-0227)나, 거주지 가까운 자치구 가족센터에서 문의·신청하면 된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신혼부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거비 문제를 비롯해 신혼부부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들었다.

오 시장은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은행 대출 부담 같은 것만 덜어줘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늦추고 망설이지 않도록 결혼을 마음먹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정책적·재정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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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