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최근 '윤석열차 인권침해 진정' 각하 결정문 공개
민주 "인권위, 조사·결정 지연하다 본안 판단 없이 각하"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 사퇴하고 인권위 국민사과 해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7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차 인권침해 진정사건'를 각하한 데 대해 "인권의 마지막 보루인 인권위가 현 정부 눈치를 보며 본안에 대한 판단 자체를 회피한 것 아니냐"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한 사퇴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 홍익표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문체위 소속 의원 9명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윤석열차 진정 사건 각하 결정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해며, 인권위가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진지하게 자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작년 10월 이후 거의 7개월 동안 특별한 사유 없이 조사와 결정을 지연시키다가, 본안 판단 없이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인권위 결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소극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체부를 겨냥해 "국가기관의 부정적인 의견 공표로 공론의 장에서 예술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비평을 저해하고, 수상작이 편견 없이 일반 대중과 접촉하고 작용할 가능성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작품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풍자화라는 점에서 국가기관의 공개적인 비판은 예술의 자유 침해 정도가 더 크고, 작품에 대한 사회적 평가마저 저하시켜 예술의 자유는 물론 수상자의 인격권까지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작품의 작가가 미성년자임을 언급하며 "기본권 침해의 중대성이 더 클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가입한 UN 아동권리 협약도 위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권위가 진정 사건을 다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이들은 "심지어 인권위가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공정하거나 투명하지 않았다"라며 "안건을 심의하던 이충상 소위 위원장이 담당 조사관의 보고서를 소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자신을 주심 위원으로 임명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등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전문성 있는 비상임위원이 주심을 맡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 위원이 본인을 주심으로 '셀프 지명'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인권위 내에서 여러 논란의 중심이 된 이충상 상임위원의 사퇴와 인권위의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정부를 향해서도 "더 이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문체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은 향후 후원명칭 사용승인 여부 등을 결정함에 있어서 절대로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결격사항을 포함시켜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인권위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인 윤석열차 관련 진정 사건에 대한 각하 결정문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윤석열차를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입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진정을 각하했다. 당시 결정문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인권위는 각하 결정을 내린 지 두달 여 만에 최근 결정문 전문을 공개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열린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윤석열차가 경기도지사상인 금상으로 선정되자 '후원 명칭 사용 승인 사항을 위반했다'며 진흥원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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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