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해외발 '수상한 소포'…"열지 말고 신고하라"

지난 20일부터 울산을 시작해 전국 각지에 정체불명의 소포가 발송됐고 이를 열어본 시민이 호흡곤란, 마비,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소포는 노란색 혹은 검은색 포장지에 ‘CHUNGHWA POST’가 쓰여 있는 게 특징이다. 발신지는 대부분 ‘P.O.Box 100561-1003777, Taipei Taiwan’로 돼 있다. 발신지가 말레이시아나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포 안에는 냄새가 없는 반죽 형태의 물체나 화장품 모양의 물건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날 오후 12시30분께 울산 동구 서부동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원장 등 3명이 관련 소포를 열어보고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접수한 문제의 소포들을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넘겨 정밀 성분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간이 조사 결과 폭발물이나 방사성물질 등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신고가 시차를 두고 잇따르고 있다.

21일 오전 11시10분께 용인시 처인구의 한 공장에 수취인만 적힌 우편물 1개가 도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어 오전 11시18분께 대전 동구 주산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테러 의심 우편물이 발견됐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군부대, 화학물질안전원, 금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과 협조를 통해 테러 의심 우편물을 수거했다.

또 오후 3시26분께 인천 부평구 부개동 한 주택, 오후 5시30분께는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한 주택에서 대만발송 테러 의심 우편물 의심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이어 오후 5시1분께 의정부시 신곡동 의정부우체국에 비슷한 우편물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초우체국과 송파우체국, 중구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의심 소포가 발견돼 경찰, 소방, 군 등 관계 당국이 출동했다.

서울 서초경찰서 등은 대만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가 서초우체국에 보관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특공대 확인 결과 소포 내용물은 냄새가 없는 반죽 형태의 물품으로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성분 분석을 위해 군이 소포를 회수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초우체국 직원과 이용객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

명동 중앙우체국에서도 이날 오후 4시50분께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특공대가 출동하고, 소포가 발견된 층을 폐쇄하고 내부에 있던 시민들을 대피 시켰다. 경찰은 검체를 수거해 안전 여부를 검사한 뒤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통제를 해제할 방침이다.

오후 5시20분께는 은평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두 곳 모두 소포가 개봉되기 전 발견돼 불상사가 발생하진 않았다.

경찰은 접수한 문제의 소포들을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넘겨 정밀 성분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간이 조사 결과 폭발물이나 방사성물질 등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브러싱 스캠이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식으로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를 뜻한다.

파장이 커지자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국내에 반입된 유사한 유형의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사한 우편물을 수취하신 분은 개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로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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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