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첫 신고~이날 오후 5시 2058건
경기 641건, 서울 506건, 인천 98건 등
인명피해 없어…경찰 '브러싱 스캠' 무게
'독성물질 의심' 우편물 신고가 나흘간 2000건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중 절반 이상이 서울 등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독성물질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112 신고 접수 건수가 지난 20일 첫 신고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총 2058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1647건에서 24시간 사이 411건이 추가된 것이다.
경찰은 이 중 645건을 수거해 조사 중이며, 오인·상담은 1413건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41건으로 가장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506건, 인천 98건까지 합하면 전체 신고 건수 중 60.4%가 수도권에 몰린 것이다.
이외에도 ▲경북 98 ▲충남 94 ▲전북 84 ▲대구 73 ▲충북 71 ▲부산 70 ▲대전 70 ▲전남 58 ▲광주 57 ▲울산 51 ▲경남 36 ▲강원 30 ▲제주 12 ▲세종 9 순으로 신고가 잇따랐다.
해당 우편물에는 'CHUNGHWA POST'라는 글귀가 적혀 있고, 발신지로는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로 표기돼 있다.
우편물 안에는 완충제만 들어있거나, 아예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해당 우편물을 두고 독성 물질 테러 등 의혹이 불거졌지만, 경찰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해외의 온라인 판매자가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물건을 보내는 허위 거래를 의미한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의 판매자가 타이완을 소포 경유지로 두고 한국에 물건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해당 시설 직원은 속이 불편하고 손발이 저리는 등 증상을 보였으나 회복돼 현재는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화학, 생물, 방사능 등 위험물질 분석결과 음성 결과로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신고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졌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의 서울중앙우체국에선 타이완발 노란색 소포가 발견돼 건물이 한 때 전면 통제되고 이곳에 있던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은평구, 광진구, 용산구, 남대문구, 송파구 등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잇따랐다.
경찰청은 국제공조를 통해 우편물 발신지에 대해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유사한 우편물을 수취한 이는 개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