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벌금 1500만원 선고됐는데도 윤리특위 회부 안 열려
'유사 비위' 연루 의원은 징계 처분…"진상 파악·징계 추진"
광주 북구의회가 수의 계약 비위로 1·2심에서 벌금형 선고가 내려진 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를 오랜 기간 미루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7일 북구의회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지난 20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은 기대서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기 의원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북구청 발주 시설개선·비품구입 등 각종 사업에 개입, 자신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업체 2곳이 구청 수의계약 10건(9170만 원 상당)을 따낼 수 있게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기 의원은 자신이 2015년 8월 설립해 대표이사로 재직했다가 지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업체, 간접적으로 연관 있는 업체가 구청 발주 사업을 따낼 수 있게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1·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북구의회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2020년 이후 3년째 기 의원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회부·징계 의결 절차를 미루고 있다.
의회는 수사, 재판 결과와 별개로 소속 의원의 이해관계 충돌 사안, 영리 행위·계약체결 제한 등 각종 비위 연루 또는 품위 유지·청렴 의무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윤리특위를 소집, 징계 양정을 정할 수 있다.
법적인 판단에 앞서 어디까지나 선출직 의원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도리·규범적 위반이 있으면 의회가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것이다.
의회는 '광주시 북구의원 윤리강령·행동강령 조례'를 제정, 구체적 비위 유형에 따른 징계 적용 기준도 마련해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기 의원을 둘러싼 비위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현재까지 윤리특위에 회부하지 않았다.
다만 기 의원은 당내 징계 절차 전후로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 다시 9대 북구의회에 입성했다.
반면 의원 수의계약 비위 관련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8대 의회에서 기 의원과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던 전직 A의원은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받았다. 심지어 A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형사 처벌을 면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의원 윤리강령 위배에 따른 의회 징계를 받았다.
또 영리 행위·수의계약 체결 제한 등 의혹에 휩싸였던 의원 3명도 윤리특위 의결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공개 사과한 바 있다.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유독 기 의원에 대한 징계만 미뤄졌고, 그 사이 9대 의회가 출범해 초선의원 사이에선 윤리특위 회부를 껄끄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 의원의 영리 행위·계약 체결 제한 윤리 위반 행태가 2심 재판까지 거치면서 명명백백 드러나면서, 최고 징계인 제명까지 내려질 수 있어 부담도 상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리특위는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북구의회는 4명 이상)의 의원 연서 또는 의장 직권으로 소집·개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형수 북구의장은 "8대 의회 당시 의원 수의계약 비위 관련 수사와 연루 의원 탈당 등으로 어수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 의원에 대한 징계가 왜 미뤄졌는지 정확한 진상을 파악 중이다"면서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관련 조례와 내규에 따라 징계 절차를 최대한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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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