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한글자료 한 눈에'…한국국학진흥원서 첫 특별전

한국국학진흥원은 소장 중인 60만 점의 자료 중 한글자료만을 선별해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만 볼 수 있는 한글자료들이다.



18세기 전국의 사투리(土俚, 방언)를 비교 분석해 기록한 강후진(康侯晉, 1685~1756)의 '찬집감영록'(권7)은 현재의 우리가 알기 어려운 당시 평안도·함경도·황해도 사투리를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서애 류성룡의 6세손 류운(柳澐, 1701~1786)이 서울에서 의금부도사를 역임할 당시 막 맞이한 서울출신 며느리 연안이씨에게 보낸 50여 통의 한글편지도 선보인다.



조선 시대 지방 출신 시아버지와 서울 출신 며느리는 어떤 사연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한글편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도산서원 내사본인 '소학언해'와 논어·맹자·대학·중용의 언해본들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선조 때 교정청에서 간행한 것으로 16세기 말엽 국어자료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시아버지와 한글편지를 주고받은 며느리 연안이씨는 내방가사의 대표적인 작품 '쌍벽가'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 연안이씨의 작품 '쌍벽가'와 '부여노정기', 김우락 여사의 '조손별서' 등 내방가사 자료들도 관람할 수 있다.

내방가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목록에 등재됐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해창(海窓) 송기식(宋基植, 1878~1949)과 해창(海蒼) 조병국(趙柄國, 1883~1955)의 같고도 다른 삶을 보여주는 한글자료도 만나볼 수 있다.

기독교를 전파했던 조병국의 '종교창가별집'과 봉양서숙을 운영하며 유교를 교육했던 송기식의 '봉양가'도 전시된다.

이들 두 사람은 만세운동으로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만난 인연이 있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한문 위주의 시대에 중앙 정부의 한글 보급 노력은 어떠했는지, 근대전환기와 일제강점기의 한글 교육은 어떠했는지, 그 속에서 배우고 익힌 한글을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이번 전시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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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