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억 증여세 공제…청년층 "효과 없을 것"
"세대간 이전 지원한다면 결혼 조건 없애야"
민주당 내 7000만원 상향에 출산공제 논의
9월 국회로 제출 후 논의 거쳐 최종안 결정
지난달 27일 공개된 '2023년 세법개정안'에 포함된 결혼자금 증여공제를 두고 토론이 격화되고 있다. 출산 효과에 대한 회의서부터 혼인 역차별 등 다양한 비판이 들끓고 있다.
현행 제도는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10년간 최대 5000만원까지는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개정안은 혼인신고를 기점으로 전후 2년간 결혼자금 각 1억원씩을 추가 공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즉 결혼하면 3억원까지 증여세를 공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내야 하는 부부의 증여세 1940만원 부담을 덜게 된다.
결혼 장려를 위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자 부의 세대간 이전을 촉진하다는 것이 개정안 취지라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애인과 서대문에 동거 중인 A씨(28)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결혼자금 증여공제와 관련해 부정적 반응을 표했다. A씨는 "그런다고 결혼을 하지 않는다"며 "원래 결혼하고 증여받으려던 중산층들이나 이득을 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부의 세대간 이동을 위한 것이라면 결혼이라는 전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씨(32)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게 아니라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억울할 수 있다"며 "만일 부의 세대간 이전을 지원하는 취지라면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모든 정책이 결혼 중심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모님도 해줄거면 다해줘야지 왜 결혼이라는 제약을 두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까지 입법예고 후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 국회에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공이 국회로 넘어가 최종안을 만들게 되는데 국회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억원 추가 공제 조건에 출산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 결혼자금 증여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이 경우 부모로부터 최대 1억4000만원을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혼부부의 초기 비용 부담을 덜면서, 출산율 제고라는 정책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증여를 못 받아 결혼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방안으로 혜택 볼 계층은 극히 적다"며 "많은 청년에게 상실감, 소외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개정안이 자산 상위 13.2%에게만 혜택 돌아가는 제도라고 꼬집으며 '철회'를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야당의 주장에 대해 "새내기 부부마저 갈라치기 하나"라며 "새내기 부부의 자산 형성을 돕자는 것이지 '빈부' 잣대로 들이댈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적정한 중산층에 대한 지원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국회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담아 최종 국회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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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