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선 역사 정의" 日강제동원 피해자에 성금 전

제3자 변제 거부 피해자·유가족 돕고 역사 정의 실천 취지
45일만에 성금 5억5000만원 육박… 광복절 앞두고 1차 전달

일본 정부·전범 기업의 진정한 사죄가 먼저라면서 '제3자 변제' 판결금 지급을 거부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이 전달됐다.



13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정부해법인 제3자 변제 배상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시민성금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7834건에 5억4188만6174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단체들은 시민 성금 중 1차분 4억원을 광복절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생존 피해자 2명·유족 5명에게 각기 송금·전달했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로 승소, 전범기업 위자료 채권이 있는 피해자는 15명이다. 이 중 11명은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배상 판결금 지급을 수용했다.

그러나 이춘식(103) 할아버지, 양금덕(95) 할머니 등 생존 피해자 2명은 '제3자 대위변제'를 거부하고 있다. 승소 이후 세상을 등진 피해자 2명(고 박해옥 할머니·고 정창희 할아버지)의 유족들도 고인의 뜻에 따르겠다며 판결금 지급을 거부 중이다.

이에 모금 단체들은 생존 피해자인 이 할아버지와 양 할머니에게는 각기 1억 원씩을 직접 전달했다. 다른 피해자 2명의 유족들에게도 1억 원씩 송금했다.

시민모임을 비롯한 전국 610여 개 시민·종교단체로 꾸려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앞서 지난 6월 29일부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시민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작 진정한 사죄는 빠진 채 굴욕적 배상만 남은 정부 해법에 공분,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강제동원 피해자와 연대·지지하겠다는 취지다.

1차분 성금 전달 이후에도 모금 활동은 내년 6월까지 이어진다.

광복절 하루 전인 오는 14일에는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내 광주 NGO 지원센터에서 '역사정의 시민모금 전달식·응원의 자리' 행사가 열린다.

행사 주관 단체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과 광주전남역사지킴이는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역사 정의를 위한 시민 모금'이 5억 원을 돌파했고, 모금 선포 당시 약속대로 8·15 광복절 이전에 피해자·유족들에게 작은 용기와 위로를 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지역에 살고 계신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할머니, 그 가족과 함께 모금활동의 의의와 취지를 되돌이켜보려 한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반면 정부는 '제3자 변제' 거부 강제동원 피해자·유족들이 받아야 할 판결금을 법원에 맡기겠다며 공탁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이 잇따라 받아들이지 않자, 이의 신청을 했다. 이후 이의신청마저 수용되지 않으면서 민사 신청 법관이 공탁관 처분의 적법 여부 등을 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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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