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64일째'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이사장이 교섭 나서겠다"

병원 재단 "광주시·재단·노조 참여 3자 교섭 시작을"
노조 "활동 중단이 대화 조건 돼서는 안돼" 지적도

임단협 승계를 촉구하며 64일째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에서 병원 이사장이 교섭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병원 측이 '당연한 교섭 수순을 뒤늦게 이행한다'고 지적, 병원이 요구하는 노조 활동 중단과 대화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빛고을의료재단 광주시립정신병원·시립제1요양병원은 17일 성명서를 내고 "이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9일 병원의 5자 실무교섭 회의 제안에 노조는 의료재단 이사장이 직접 나오라는 조건을 내세웠다"며 "재단 이사장과의 직접교섭이 필요하다면 응하겠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광주전남본부장께서도 교섭에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어 "(노조는) 병원의 5자 회의 제안에 경찰은 빠져야 한다고 했으며 이 또한 수용하겠다"며 "이날 당장 광주시, 병원, 노조 3주체 간 책임있는 대표자들의 교섭이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또 "(노조는) 교섭이 시작되면 공공의료 업무 방해를 멈춰달라"며 "정상적인 의료 행위를 방해하거나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접촉이 일어나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노사는 이번 교섭에 대해 상생·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한다는 가치를 기반으로 임해야 한다"며 "교섭에 임하는 진정성과 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겠다는 공적 사명이 더해진다면 이번 교섭은 반드시 타결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재단 측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대화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노조 활동 중단이 대화의 조건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화의 대상인 노조가 병원 안에 있는데 병원 측은 그간 언론 등 3자를 통해서만 입장을 발표해왔다"며 "이사장의 등판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방식으로 병원의 입장을 전해듣는 노조 차원에서는 병원의 대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병원 안에서 농성장을 마련하고 대기하는 이유는 이사장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하나의 단체 행동"이라며 "병원은 노조 활동 중단을 조건삼아 대화에 나서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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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