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장고형고분' 해남군, 북일면 일대 국가사적 지정 추진

마한~백제기 바닷길 통한 해상교류 독자세력 형성 추정

전남 해남군은 국내 최대규모의 장고형고분 등이 분포하고 있는 북일면 일대 고분군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적 지정 대상 고분은 방산리 장고봉고분과 독수리봉고분을 비롯해 신월리 방대형고분, 내동리 밭섬고분, 용일리 용운고분 등으로 모두 해남군 북일면 일원에 산재해 있다.



군은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각 고분군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조사결과 북일면 일대의 고분은 전방후원형, 원형, 방형, 즙석분 등 매우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목관묘와 석곽묘, 석실묘 등 시기별 특징적인 매장시설이 확인됐다.

그동안 북일면 일대에는 형태와 매장 주체시설 등에 왜(倭)의 요소를 가진 고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바닷길을 관장하는 현지 집단에 의해 4세기대에 축조된 독수리봉고분이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한~백제에 이르는 묘제의 변천사에 따라 한중일 대외교섭사가 재조명된 것은 물론 해남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한 현지집단에 의해 선택적 채용·변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연결고리가 찾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북일면 일대 고분군의 성격을 밝히고 국가사적 지정 등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지난 25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됐다.

'해남지역의 고대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최성락 목포대학교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4개의 주제발표와 전문가의 토론을 통해 북일면 일대 고분의 성격과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최성락 명예교수는 삼국시대 해남지역은 백제, 가야, 신라, 왜까지 아우르는 문화적인 교류가 이뤄졌으며, 그 속에서 영산강유역의 대외창구 역할을 하면서 해양교류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았다.

이로 인해 해남지역은 백제와의 관계도 일찍부터 시작됐지만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했으며, 이를 보여주는 북일면 일대 고분군과 같이 중요한 고고학 유적들은 반드시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동시에 정비·복원돼야 하고, 교육자원이나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해남지역의 고대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이나 향토박물관의 건립도 제안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박미라 연구원(마한문화연구원)의 '해남 북일면 일대 고분군의 조사 내용과 성과'를 시작으로 서현주 교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 '유물로 본 해남반도와 북일고분군', 양시은 교수(충북대학교) '해남반도 고대산성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 정호 교수(동신대학교) '북일면 일대 문화유산의 활용과 과제'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정재윤 교수(공주대학교)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해남군은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북일면 고분군에 대한 국가사적의 지정 신청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물론 향후 문화유산 보존과 관광자원 활용방안을 구상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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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영암 / 황금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