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화분 불법촬영' 꽃집 사장, 징역 3년…檢 "항소"

'기습공탁' 저지했지만 구형량 못 미친 징역 3년 선고

꽃집 화장실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장의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업주 A(49)씨의 1심을 심리한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3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불법촬영 범죄를 엄벌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할 것"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 수법과 촬영된 영상의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다수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 의사와 관계 없이 감형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기습공탁'을 제지하기도 했다.

A씨가 판결 선고 직전에 일정 금액을 형사공탁하자 검찰은 피해자들로부터 '공탁금 수령을 원치 않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법원에 "공탁 사실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의사를 고려해 공탁사실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검찰의 구형량에 비해 2년 적은 형량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2개월여간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 부평구의 꽃집 화장실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해 여직원 4명 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꽃집 직원이 화장실 변기 옆에 놓인 해바라기 조화 화분의 위치를 수상하게 여기다 초소형 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의 휴대전화에는 불법 촬영된 영상을 재촬영한 사진도 수백장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선고 직전 기습적으로 형사공탁이 이뤄질 경우 검찰이 변론 재개를 신청해 피해자의 의사 등이 재판에 반영될 수 있게 조치하라고 일선 청에 지시했다.

공탁은 금전과 유가증권 등을 국가기관에 맡기는 행위를 뜻하는데, 형사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으로 발생한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용도로 활용된다.

재판부로서는 공탁을 감경 요소로 판단하고 있는데, 피해자들의 용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공탁을 통해 감경이 이뤄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꼼수라는 비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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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