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사상 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재판행…"심신미약 아냐"

최원종 폐쇄적 심리상태 속 고립생활하다가 망상이 현실이라는 확신
상당한 학업능력 갖추고 범행 전 감경 관련 검색 등 심신미약 아냐

사상자 14명을 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이 재판에 넘겨졌다.

송정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담수사팀장(형사2부장)은 29일 브리핑을 열고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 이상동기 범행으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분당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거쳐 이날 최원종을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죄로 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직후 경찰과 협력체계를 갖추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직접 참석, 구속 의견을 내는 등 대응한 바 있다.

이후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뒤에는 현장검증, 주거지 압수수색, 계좌거래·통화·인터넷 접속 기록, 심리분석 등 종합적인 보완수사를 벌였다.

송 팀장은 "수사 결과 최원종은 폐쇄적 심리상태에 빠져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타인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지고, 온라인상에서 비슷한 내용을 접하면서 상태가 심화해 '망상이 현실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며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갖고 극도의 폭력성을 발현시킨 사건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상당한 학업능력을 갖췄고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을 보유했다"며 "특히 범행 전 심신미약 감경 등을 인터넷에 검색하는 등을 고려하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원종은 검찰 조사에서 '괴롭히는 세력이 여러 곳에 퍼져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골라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너무 괴롭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행했다. 스스로 지키기 위해 무고한 사람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진술 마지막에 '살인 등 방법은 잘못된 것 같다'는 반성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송치 과정에서 언급한 '반성문 제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에 더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에 대해 경제적·정신적 지원에도 나선다.

현재 피해자가 치료받는 병원에 지급보증 약정을 체결, 병원 치료비를 전액 지원한다. 아울러 심리지원 등도 병행한다.

송 팀장은 "전담수사팀이 재판에도 직접 참여,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살인 예고 글 게시 등 모방 범죄에 대해서도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최원종을 재판에 넘김과 동시에 지난 8일 온라인에 대형 연예기획사 임직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피의자도 구속 기소했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최원종은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친 다음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5분 체포됐고 5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된 뒤 10일 살인예비·살인미수·살인 등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최원종은 송치 과정에서 "죄송하다. 병원에 계신 분들이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에도 죄송하다"며 "몇 년 동안 스토킹 피해자였다. 괴롭힘 당했고, 너무 괴로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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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