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백과, 김치 기원논란 항목 추가
브리태니커 백과 "김치는 피클의 일종"
위키피디아 등 주요 온라인 백과사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식품인 김치에 대한 일부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김치의 한·중 공동 기원설을 기술했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세계김치연구소 이창현 박사팀이 지난해 10월 바이두 백과·시티젠디엄(Citizendium)·브리태니커 백과사전·위키피디아(Wikipedia) 등 4개 유명 온라인 백과사전에 ‘kimchi’란 검색어를 넣어 해당 백과사전에 기재된 김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가 설립한 중국어 위키 사이트 ‘바이두 백과’는 김치를 별도 검색어로 구분했지만, ‘파오차이’를 검색해도 세부 항목에 김치 정보가 떴다. 이 박사는 논문에서 “바이두 백과로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이 김치를 파오차이의 일종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면서 김치의 중국 기원설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지난 2020년 김치 기원과 관련해 바이두 백과에 항의 서한을 보낸 후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문장은 삭제됐다.
이후 바이두 백과엔 ‘기원논란’이란 별도 항목이 추가됐다. 서 교수가 항의한 사실과 중국 고문헌 시경(詩經)의 저(菹) 기록을 언급하며 “한국 김치는 몇 가지 중요한 단계를 거쳤으며 삼국시대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내용이 새롭게 기재됐다. 이 내용을 인용한 출처는 중국의 관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의 자회사 신화넷이었다.
이 박사는 논문에서 “중국인이 정보 검색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바이두 백과에서 김치가 파오차이의 일종으로 보이도록 파오차이(泡菜)의 소분류로 김치를 소개한 것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파오차이를 검색하면 김치 사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바이두 백과는 김치와 파오차이는 ‘분명히 다른 식품이라서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등 양면성을 보였다. ‘김치용 배추’를 지칭하는 외래어로 ‘Kimchi cabbage’를 표기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김치의 중국어 번역인 ‘신치’(辛奇)를 소개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김치의 한·중 공동 기원설을 다뤘지만, 근거가 불분명하고 정보가 부족했다. 한국인을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 기술하기도 했다.
시티젠디엄은 김치의 유산균 발효에 관한 내용이 없는 등 정보가 불충분했다. 시티젠디엄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김치를 피클의 일종이라고 잘못 기재했다. UN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김치와 피클의 차이를 인정해 별도의 규격으로 구분한 바 있다.
위키피디아는 김치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했지만, 일부 부정확한 내용도 포함됐다. 김치의 어원이 중국 고문헌을 번역한 16세기 한글 문헌에 나온다는 내용을 적으면서 한국에서 새롭게 만든 용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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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