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부지사 추가 구속영장 발부 위한 실질심사서 PPT 발표
변호인 "사법방해 신조어…재판 공전 등 책임은 검찰에 있어"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방해 의혹 등을 제기하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구속기간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별도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준비해 이 전 부지사의 구속 연장 필요성을 설명했다.
검찰이 공개한 이 전 부지사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 등에 따르면 지난 7월11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가 저에게 대북사업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증언한 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을 만나 "이 전 부지사가 억울한 게 있으면 당이 돕겠다"고 한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A씨는 민주당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민주당 당직자는 이 전 부지사에게 옥중서신을 쓸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A씨는 이 전 부지사에게 "당에서 당신을 의심하고 있다. 확실하게 안 하면 여기서도 왕따, 저기서도 왕따다. 정신 차려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7월13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말한 것과 달리 "쌍방울의 방북 요청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옥중서신을 내고, 이후 민주당 측은 수원지검이 인권탄압 수사를 하고 있다는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또 A씨가 이 전 부지사의 변론을 도맡고 있던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내며 한 달여간 재판이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법무법인 덕수가 재판에 출석해 이 전 부지사의 의사에 반하는 증거의견서와 재판부 기피신청서 등을 제출하고 무단 퇴정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피고인의 배우자는 접견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뜻을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10개월 잘 참았다. 조국보다 당신이 멋진 사람', '영웅이 될지, 잡범이 될지 판단하라'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배우자는 정당과의 관계에 집착해 피고인의 안위보다는 변호사 선임권을 무기로 민주당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피고인의 진술 번복을 종용, 압박해 구속기간이 만료될 경우 조직적으로 수사에 대한 위법, 부당한 위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인 김광민 변호사가 법무법인 덕수와 비슷한 주장을 하며 변론하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사법방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 피고인과 피고인의 변호인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재판 공전의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책임은 검찰에 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라고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변론했다.
김광민 변호사는 "검찰은 당초 입증계획과 달리 김성태 전 회장의 증인신문을 하고 비슷한 시기 외국환거래법 관련 추가 증거를 제출하고 이에 대한 증거 인부를 강하게 요청했다"며 "언론보도를 보면 오늘 진행되는 이 대표의 구속실질심사에 그 증거를 낸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검찰이 이 사건을 이재명 기소로 이용하려 했다가 피고인 배우자와 법무법인 해광 측 갈등이 발생했고 재판 공전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 선임된 김현철 변호사는 증거인멸교사 혐의 재판이 이미 종료됐는데 제2병합사건인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를 위해 영장이 청구된 것은 별건 구속으로 위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전 부지사는 "1년 동안 구속상태로 있으면서 방어권을 거의 행사할 수 없었다"며 "(검찰이) 이런 식의 녹취록을 가지고 얘기하면 앞으로 접견에서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될 것이다. 불구속 상태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잘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3일 이 전 부지사의 구속 기한이 만료되기 전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