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축구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에 대해 "총선 6개월을 앞두고 드루킹 시즌 2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포털의 여론 조작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국기문란"이라며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열린 우리나라와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9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포털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사람이 월등히 높다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하루 전인 북한과의 여자축구 8강전에서 북한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75%에 달한 반면, 한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며 "다음이 여론 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 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여론을 조작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공작이 자행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기우가 아니라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 사안은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다음 포털은 즉각 자체조사를 실시하되 그 과정과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며, 문제점에 대한 당국 조사에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총선 6개월을 앞두고 다시 반복된 이번 사태는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는 드루킹 시즌 2로 번질 수 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국민적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검경 수사는 물론 방통위 등 관련부처의 제재, 국정조사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일에 여야가 없으며,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과정인 만큼 민주당의 적극 협조를 요청한다"며 "이것이 다음·카카오에게 막강한 권한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수반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경기가 시작된 지난 1일 밤 9시께 다음이 운영하는 응원 댓글 페이지에 전체 응답자 120만명 중 55%가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네이버에서는 약 10% 가량이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전체의 92%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에서 중국의 승리를 응원하는 응답이 많이 나타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인들이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다음은 클릭 응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다음은 오후 6시47분께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어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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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