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싸움, 수감생활도 콘텐츠로…'조폭 유튜버' 우후죽순

2018년 0명, 2019년 3명, 2020·2021년 7명
'두목' 채널 2만명 넘어…'자경단' 콘텐츠도

"이번에 학교 가면 삭발하려고. 상해 사건이 하나 있다. 전과가 28범 중에 25개가 폭행·상해고 3개가 업무방해 이런 거다."



4일 유튜브에 따르면 유튜버 A씨는 지난해 자신의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인터넷 방송 활동을 시작한 그는 과거 싸움을 벌이다 흉기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경험, 경찰 테이저건을 맞았던 경험 등을 콘텐츠로 올리기도 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이처럼 자신을 전현직 '조직폭력배(조폭)' '깡패' 등으로 소개한 이들의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싸움 등의 조직 생활이나 교도소 경험 등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무용담' 식으로 풀어내며 이목을 끈다. '돈을 버는 방법', 'MZ 세대 건달의 처세' 등의 내용도 올라온다.

'조폭방송' '조폭TV' 등 해시태그를 걸고 앞서 수사기관에 자신을 제보한 자들을 보복 폭행해 체포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직접 올린 방송인도 있다. 자신을 조폭 두목이라고 밝힌 이 유튜버는 이날 낮 기준 2만23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실제로 이른바 '조폭 유튜버'로 불리는 이들의 숫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기준 전국의 조폭 유튜버 수는 11명이다. 경찰은 계보 설명이나 범죄 무용담을 자랑하는 등 조직폭력배 콘텐츠를 게재하는 이들을 전수조사해 이같이 집계했다.

조폭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들은 2018년 0명에서부터 2019년 3명, 2020년 7명, 2021년 7명 등 매년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경찰이 온라인 동영상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하거나 입건한 사례는 없다.

반대로 '자경단'을 자처하며 조폭을 소재로 도발을 하는 유튜버들이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차량 통행 문제로 한 조직원과 시비가 붙은 이종격투기 출신 유튜버의 소식이 대표적이다.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한 해당 유튜버가 올린 관련 영상의 조회수는 많게는 140만여회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 '신단장tv'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7일 "총 3명의 건달 징역조로 사료되는 사람들에게 신단장이 집단 폭행을 당했다"라는 내용의 공지 글이 올라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정 조폭을 저격하는 영상을 주로 올려온 당시 채널에서는 "신단장 일행과 (식당의) 다른 일반 손님들이 말렸으나 그 3명은 너클 폭행과 함께 주변에 있던 술병들까지 사용하려 폭력 행위를 벌였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조폭 참교육' 같은 구호를 내걸고는 있지만 이들 역시 시청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소재의 콘텐츠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몇몇 유튜버들은 폭력 조직원들을 찾아가 도발과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생중계하는 등 위험천만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극적인 방송을 통한 수익 달성이 이 같은 조폭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게 된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 의원은 "기업형, 지능형 등으로 진화해 독버섯처럼 사회에 기생하며 국민의 고혈을 빠는 조폭에 대해서 완전히 뿌리 뽑힐 때까지 상시 강력 단속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폭 범죄(범죄단체조직죄 등)와 관련한 경찰의 검거 현황은 연도별로 ▲2018년 2694명 ▲2019년 3077명 ▲2020년 2817명 ▲2021년 3027명 ▲2022년 3231명 등이다. 올해는 5월 기준 1264명이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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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