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 낙마 두고 설전
여 "민주, 대법원장 정잼 삼아" vs 야 "부적격자 지명한 대통령 책임"
여야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인한 사법 공백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이 전 후보자 의혹을 침소봉대해 낙마시켰다고 공세를 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 낙마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며 인사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으며 역공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대법원장을 정쟁의 대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상범 의원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과 국무총리 해임건의가 수용되면 대화와 협치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향후 (대법원장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3, 제4의 대법원장 후보자도 부결할 수 있도록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중대 범죄 혐의를 받고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그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올인하면서 대법원장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정치적 정쟁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박형수 의원도 "이 전 후보자 낙마의 이유가 비상장 주식 재산신고 누락 정도였다. 이걸 다른 상황과 비교했을 때 대법원장을 낙마시킬 사유였느냐"며 "재판 지연 문제, 코드인사 문제, 사법부의 정치화, 그로 인한 재판의 공정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그것이 다 가로막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의원 또한 "민사판례연구회에 소속돼 있어서 사법 카르텔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이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의 하나인데,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의 다수의 대법관이 있었고 헌법재판관도 있다"며 "사법카르텔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의원은 "35년 만에 대법원장 표결이 부결되는 바람에 대법원장 공백이 생기는 초유의 사법부의 비상 상황"이라며 "대법원장이 없는 이러한 공백 상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의원은 이 후보자의 비상장 주식 신고 누락 관련 "전적으로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단순 과실에 불과한데 민주당이 이 부분을 침소봉대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이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에 대해 말할 수 없는데 후보자 스스로 송구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같은 입장"이라며 "후보자가 법관으로서 30년 동안 걸어왔던 여러 판결이나 이런 생각이 부결 이후에도 계속 너무 낮게 평가된 부분에 대해선 동료로서 그런 부분들이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법무부의 인사검증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법원장 공백 책임은 법무부와 윤 대통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사법부의 장기 부실 운영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후보자를 지명해 사법부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을 국회가 막아선 것"이라며 "이걸 비난하면 민주주의 기본을 모르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송기헌 의원도 "기본적으로 동의를 받을 만한 분을 추천해야 되는데 이 전 후보자처럼 굉장히 많은 문제가 거론된 후보자가 대법원장 후보자로 거론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빨리 대통령이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분을 지명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승원 의원은 "부적격자를 지명한 대통령에게 일단 원인이 있다"라며 "이 전 후보자 의혹 중 심각한 것은 법관 재직 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것으로, 선배 법관들의 도덕적 기준이 현재보다 훨씬 더 높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소병철 의원은 법무부의 인사검증을 지적하며 "이런 엉터리 같은 대법원장 후보자를 추천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부 법관에 대해 이런 오해를 하게 만들었는데 그건 여러분 책임"이라며 "대국민사과하고 윤리감사관실에서 당장 내일부터라도 이균용 판사에 대해 조사하고 윤리감사관실이 역할을 하지 못 한 데 대해 특별히 감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처장은 "저희들이 부족한 게 있다는 건 다시 뒤돌아봐야겠지만 전 법관들의 재산과 관련해선 법관들의 자발적인 신고에 의존하는 그런 조사"라며 "그런 부분에 문제점이 없는지 감안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검사가 다수 인적구성원에 포함돼 있는 법무부가 대법원장 인사검증을 한다는 건 재판에서 상대방이 될 수 있고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재판장을 인사검증한다는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권력불립 원칙이나 재판의 독립원칙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법무부가 과연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는지, 한다 할 경우에도 도대체 어떤 범위 내에서의 검증을 하는지를 제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권력불립의 원칙에 타당한지 여부에 대한 의원님의 말씀에 바로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면서도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당연히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고 임명할 수 있을 때 무언가 검증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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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