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발포 책임자와 행방불명자 소재 규명 등 주요 쟁점을 확인하는 청문회 개최가 무산됐다.
뒤늦은 청문회 소위 구성과 주제 선정, 조사 종료 기간이 임박한 탓에 개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부 판단이다.
16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사위는 이날 오후 98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5·18 주요 쟁점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조사위는 이날 전윈위를 통해 청문회 개최 여부와 주제 선정을 논의하려 했으나 전원위 위원 9명 중 6명이 개최 반대 표를 던지며 청문회가 무산됐다.
대신 전원위는 청문회를 통해 논의될 사항과 주요 인물·대상이 직권 조사 과제에 포함돼있으므로 이를 국가보고서에 담아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앞서 조사위는 이달 중 청문회를 여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해왔으나 이 같은 계획이 전원위와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며 개최를 잠시 보류했다.
조사위는 조사 대상 21개 직권 과제 중 사전 조사를 끝낸 ▲발포 경위와 책임 ▲중대 인권 침해사건 ▲민간인 집단학살 ▲가(암)매장 실상 등을 청문회 대주제로 선정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이후 대주제 내용이 중복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발포 경위와 책임 ▲가(암)매장 경위와 행방불명자 소재 규명 등으로 압축하는 방안까지 논의됐었다.
그러나 청문회 무산이 준비 부족 등에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내·외부에서 제기된다.
먼저 개최와 주제 선정을 전담하는 청문회 소위가 활동 종료를 고작 6개월 앞둔 올해 6월 들어서야 꾸려진 탓에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했다.
또 조사위 구성 초기부터 청문회를 상정하지 않은 채 활동을 이어온 탓에 훗날 기본 조사와 별도로 청문회 준비까지 업무 하중이 늘었다.
주제 선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국방부 조사, 1995년·1997년 검찰 수사, 1988년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 등에서 밝혀진 내용 외 다른 내용을 선정하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 전원위원은 "조사위 활동 종료를 두달여 앞둔 마무리 상황에 개최하는 청문회는 넌센스"라며 "청문회 소위가 너무 늦게 꾸려졌다. 꾸준한 논의와 후속 조치가 필요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올해 12월 26일 5·18진상규명 조사활동을 마무리하고 내년 6월 26일까지 국가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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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