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경찰 조직 '치안' 중심 재편"…'자유' 빠지고 '현장' 강조

흉악범죄 거론하며 경찰에 당부
"약자 상대 범죄 절대 용납 안 돼"
윤희근 "민생 범죄서 국민 지킬 것"

경찰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달라졌다. '자유' '법'과 같이 추상적인 표현은 줄어들고 '치안' '흉악범죄'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용어들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작년 윤 대통령의 경찰의 날 기념사에서 단연 눈에 띈 키워드는 '자유'와 '법'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은 우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자유’의 기본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 곳곳의 법질서를 바로 세울 때 비로소 국민들께서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보다 구체적이고 국민이 체감할 만한 내용으로 채웠다.

윤 대통령은 최근 쟁점이 된 이상동기 흉악범죄 대응에 초점을 맞춰 경찰 조직에 당부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흉악범죄의 고리를 끊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찰 조직을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늘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민생 치안 등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찰 조직 개편을 한 차례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범죄 예방 대응' 총괄 부서를 만들며 치안에 집중하는 방안을 고안한 상태다.

윤 대통령의 이날 '치안 중심 경찰 조직 개편' 지시는 지난 여름 연쇄적으로 벌어진 이상동기 범죄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경찰이 실질적인 변화에 힘을 쏟으라는 지시로 읽힌다.


이어 윤 대통령은 "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과 같이 약자를 상대로 하는 범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범죄의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안전하게 사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흉악범죄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 방검장구, 저위험권총 등 신형 첨단장구를 신속히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대한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 이후 공안직 수준 기본급 인상과 복수직급제 등 경찰의 숙원 과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해 왔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봉사와 헌신에 걸맞은 지원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국민 일상을 파고드는 불안과 두려움이 우리 경찰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찰의 조직과 자원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윤 청장은 "서민을 눈물짓게 하는 민생침해 범죄, 마약·사이버 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또 "평범한 이웃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자유를 가장한 무분별한 ‘반칙’과 ‘떼법’에 단호히 대응"하며 "부정부패와 비리에는 추상같은 법 집행으로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순직 경찰인 고(故) 강삼수 경위(경남 산청서), 고(故) 이강석 경정(경기 화성서부서), 고(故) 이종우 경감(6강원 춘천서) 유가족에게 ‘경찰 영웅패’를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김철문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 경무관 등 5명에게 홍조근정훈장 등 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대통령은 수상자들에 "국민의 안전한 일상 수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 종료 후 윤 대통령은 행사장 전체를 한 바퀴 돌며 행사에 참석한 경찰 영웅 유가족들을 비롯해 31개국에서 방문한 국제경찰대표단, 현장 경찰관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눴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경찰 영웅과 순직 경찰 유가족, 전국 시·도 경찰청 소속 지역 경찰 등 현장 경찰관, 31개 국가·국제기구(유엔, 인터폴, 유로폴)의 경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함께했다. 국회에서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박성민(울산 중구)·서범수(울산 울주군) 국민의힘 의원, 오영환(경기 의정부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등 27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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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