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IT제조업 부가가치유발 14년새 역행…中보다도 뒤져

'한중일 IT제조업 연관구조 변화' 보고서
최 교수 "공격적 투자로 日·中 견제해야"
R&D 예산 8.3조삭감…기술개발 영향 우려

'정보기술(IT)'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IT 제조업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보다도 뒤쳐진 것으로, 기술개발에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지만,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17% 가까이 깎이는 등 개선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4일 최종일 조선대학교 교수의 '한중일 IT제조업의 연관구조 변화와 전략적 한일 협력'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IT제조업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947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소비, 투자, 수출 등으로 발생한 최종수요를 1로 봤을 때 부가가치 창출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수요가 1000원이 발생했을 때 부가가치 유발은 947원에 그친다는 얘기다.

미국이 0.989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고, 일본 0.975, 기타국 0.957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중국 0.966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0년에 비해 2014년에 부가가치유발계수가 더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0.952에서 2014년 0.947로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0.984에서 0.989, 중국은 0.965에서 0.966, 기타국은 0.945에서 0.957로 증가했다. 일본은 0.987에서 0.975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2000년 이후 2014년까지 IT제조업 생산에서 IT제조업의 중간재 공급자로써 중국의 역할이 점차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과 2014년의 한·중·일 3국 간의 IT제조업 중간재 투입구조를 보면 전체적으로 일본의 중간투입재 역할이 점차 축소된 반면 중국은 점차 강화됐다.

한국의 중국산 중간투입재 비중은 2000년 0.7%에서 2014년 5.2%로 증가한 반면, 중국의 한국산 중간투입재 비중은 1.4%에서 1.9%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한국의 일본산 중간투입재 비중은 2000년 4.5%에서 2014년 1.7%로 낮아지고 중국의 일본산 중간투입재 비중도 2000년 1.6%에서 2014년 0.8%로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한국산 중간투입재 비중은 0.6%로 동일했으며 중국산 중간투입재 비중은 1.7%에서 2.4%로 증가했다.

한·중·일 3국중 부가가치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중간재 공급자 및 생산파급효과의 역할이 약화됐다.

최종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0일 대외경제연구원(KIEP) '경제안보시대의 지정학과 글로벌 대응과제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최 교수는 "IT제조업의 부가가치율과 IT제조업 생산에 따른 부가가치유발효과를 강화해 약화되고 있는 일본의 고부가가치 중간재 공급자의 역할을 우리나라가 대체하고,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중간재 공급자의 역할을 견제할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IT제조업 관련 소재·부품·장비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일본과 협력을 통한 공동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T제조업 기술 투자의 중요성이 대두되지만 정작 내년도 정부 R&D 예산은 오히려 깎이면서 관련 분야 기술개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2024년 예산안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R&D 예산 삭감액은 총 8조2504억원이다.

이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서 2조2540억원(56.5%), 과학기술 분야에서 1조4478억원(18.7%)이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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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