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암사는 태고종 소유"…조계종, 또 재판 졌다

전남 순천 선암사의 소유권은 태고종에 있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왔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고법판사 양영희·김진환·황진희)는 25일 한국불교 태고종 선암사가 대한불교 조계종 선암사(전 주지)를 상대로 낸 등기 명의인 표시 변경·등기 말소 소송에서 조계종의 재심 청구와 위헌심판 제청을 모두 각하했다.

태고종과 조계종은 선암사 소유권을 놓고 장기간 갈등을 빚어 왔다.

1970년 정부는 양 종단의 갈등이 지속되자 선암사의 재산 관리권을 순천시에 위탁했다. 이후 조계종이 등기부상 선암사 소유권을 갖고 있었지만, 태고종이 선암사를 실제 점유·사용해 왔다.

양 종단은 2011년 순천시의 재산권을 공동 인수키로 합의했지만, 2014년 태고종이 조계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6년 7월 부적합한 등록 절차 등을 이유로 선암사를 통합 종단 조계종으로 등기한 것은 위법하다며 태고종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2심도 "선암사와 종단 소속 관계를 형성한 태고종이 선암사 지위를 승계했다"며 태고종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태고종이 선암사 관련 부동산(토지 2건·건물 1건)의 실소유자"라며 "조계종은 선암사 사찰 부지와 건물 20여개, 주변 임야·산 등을 말소하라"고 판시했다.

선암사에서 실질적인 종교 활동을 하는 주체가 태고종 또는 그 전신인 대처 측 종단 소속 승려들인 점, 태고종이 지속해서 선암사 주지를 임명해온 점, 선암사가 조계종에 소속되는 것을 거부하다가 태고종에 자율적으로 소속키로 결정한 점 등을 종합한 판단이다.

대법원은 심리 불속행, 즉 상고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기로 결정해 태고종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조계종의 이번 재심도 각하되면서 선암사 소유권은 태고종에 있다는 법적 판단이 다시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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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