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실 숨겼다가 IP 덜미…실업급여 부정수급 380명 적발

고용부, '실업급여 부정수급 특별점검' 결과 발표
대지급금 받는 등 취업 중에도 허위로 실업 신고
추가 징수액 포함 36억 반환명령…하반기 점검도

#.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A사업장에서 건설일용 근로자로 일한 B씨는 이 기간 발생한 임금체불에 대해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 700만원을 받는 등 재직 중이었다. 그런데 사업주가 2021년 5월부터 고용보험 근로내용 확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B씨는 그 해 7월 고용센터에 허위로 실업 신고를 했다. 그 결과 B씨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2월까지 8회에 걸쳐 실업을 인정받는 방식으로 총 1300만원의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했다.



#. 근로자 C씨는 실업급여 수급 종료 후 재취업한 D사업장에서 2021년 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날 재취업한 사실을 숨기고 회사 컴퓨터를 이용해 고용센터에 허위로 실업 신고를 했고 수급자격을 인정받아 그 해 2월부터 10월까지 11회에 걸쳐 실업급여 1700만원을 부정수급했다. 그러나 실업인정 전송 인터넷 IP와 재취업한 회사 IP가 겹치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특별점검을 실시해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타낸 380명을 무더기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특별점검은 대지급금 제도와 실업급여 제도를 이중으로 활용해 악용하고 취업한 사실을 숨긴 채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하는 사례를 엄정 조치하기 위해 실시됐다.

대지급금 제도는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를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대지급금 지급 시 확인된 근무 기간은 취업 상태이므로 실업급여 수급이 불가하다.

그러나 고용부가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중 대지급금을 받은 자에 대해 실업인정 대상 기간과 사업장 근무 기간을 대조한 결과, 이 기간 중복자는 131명으로 확인됐다. 부정수급액은 총 3억4000만원이었다.

이 중 한 근로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사업장에서 체불임금에 대한 대지급금 900만원을 받는 등 일하고 있었음에도 사업주와 공모해 2020년 7월 실직한 것처럼 속여 6회에 걸쳐 실업급여 600만원을 타냈다.


이번 특별점검에선 올해 처음 실시된 온라인 실업인정 수급자에 대한 실업급여 신청 IP 주소 분석 결과, 취업 사실 미신고 등 부정수급자 249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부정수급액은 15억7000만원에 달했다.

실업급여 수급자 중에는 취업한 회사에서 일하며 회사 컴퓨터로 실업 인증을 하거나 고용보험 사이트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IP가 중복되면서 적발된 것이다.

실제로 2021년 3월 실업 신고한 한 근로자는 그 해 4월 취업했다. 하지만 사업주와 짜고 배우자가 취업한 것처럼 회사 컴퓨터로 고용보험 신청을 했고, 9회에 걸쳐 실업급여 1500만원을 타냈다. 그러나 결국 IP 문제에서 꼬리를 잡혔다.

고용부는 적발된 부정수급액 19억1000만원에 대해 추가 징수액을 포함해 총 36억2000만원을 반환 명령했다. 또 고액 부정수급자 등 범죄 행위가 중대한 217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사법 처리했다.

고용부는 아울러 이달부터 '실업급여 부정수급 하반기 특별점검'에 돌입하고, 실업 인정일과 해외 체류 기간이 중복된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1850명을 대상으로 대리 신청 여부도 강도 높게 조사할 예정이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부정수급은 중대한 범죄 행위로 반드시 적발된다"며 "정부는 부정수급 예방 및 적발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부정수급이 근절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현재 실업급여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정이 추진 중인 하한액 인하 또는 폐지 등을 포함해 전문가 및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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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