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31일 범행…202경비단 2명 다쳐
"살인 미필적 고의 인정돼" 혐의 변경
9월에도 '막대기 난동'으로 재판 회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정문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이 구속 송치됐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A(77)씨를 구속 송치했다. 당초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가 적용됐으나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본 경찰이 살인미수로 혐의를 변경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시20분께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2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외곽 경호를 맡은 202경비단 소속 경찰관 2명이 각각 팔과 복부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신고 5분여 만인 오후 1시25분께 현행범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매달 51만원씩 입금되는 연금을 은행에서 수령하려는데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이 이를 막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A씨는 "노령연금을 못 받게 하는 것이 억울했다"며 "대통령에게 하소연하려고 대통령실에 갔다"고 말한 바 있다.
배를 다쳐 봉합수술을 받은 경찰관을 포함해 피해자 2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 2일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흉기 공격이 피해자를 사망케 할 수 있었다는 걸 알았다'는 취지의 A씨 진술과 경찰관의 피습 부위, 공격 형태 등을 고려해 경찰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미필적으로 인정된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A씨는 지난 9월 초에도 막대기 등으로 경찰관을 때린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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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