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민주 의원들 만장일치로 이동관 탄핵 의견 모아
한동훈 등 추가로 탄핵 추진할 가능성도…의총 의견 수렴
당내서도 강행 우려…국민의힘은 "탄핵 중독 금단현상인가"
더불어민주당이 8일 의원총회을 열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의 9일 본회의 상정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처리 강행도 예정된 상황이라 당 안팎에서 거대 야당의 의회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임명부터 반대해왔던 민주당은 '방송장악' 우려를 앞세워 이 위원장 탄핵안을 당론으로 채택,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거론한 바 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전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원장 지명부터 인사청문회까지 진행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 위원장 탄핵 추진에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탄핵소추안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 총의만 모아지면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 여부도 논의될 전망이다. 직접적으로 한동훈 장관이라고 밝히진 않았으나, 최 원내대변인은 '논의하는 탄핵 대상은 이 위원장 한 명이냐'는 질문에 "대상은 정해져 있지 않고 의총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 장관도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한 명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동관 위원장이 취임 후 KBS,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의 해임 과정에 무리하게 개입했다며 탄핵 가능성을 밝혔다. 최근 법원에서 방문진 퀀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처분 효력을 정지한 것이 탄핵 근거를 더하고 있다.
한 장관에 대해선 법무부가 국회 입법 절차를 건너뛰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반영하는 소위 '시행령 통치'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시 관련 혐의에 대해 확정적으로 발언한 것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토대로 탄핵안 추진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원내 제1당, 최다의석수를 기반으로 하는 '의회 독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실패로 돌아온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탄핵안을 잇따라 강행하는 것이 총선을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과연 민심얻기에 도움이 될 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호응도 있지만 대중 전체를 놓고 보면 정치외면, 혐오를 가중시킬 수 있지 않겠나"라며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처리도 하는 상황에서 탄핵안 처리까지 하게 되면 긍정적 반응만 나오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탄핵안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탄핵 중독으로 금단현상이라도 생긴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무분별한 탄핵 주장이 벌써 몇 번째인가"라며 "탄핵소추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 있어야 함에도 민주당은 정략적 이익과 정부 압박용으로 무분별하게 탄핵카드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장관 뿐 아니라 임명된 지 75일째를 맞이하고, 임명장에 채 잉크도 마르지 않은 이 위원장까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신사협정과 정책 경쟁을 내팽개치고 무한 정쟁을 해보자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윤 원내대표의 지적에 대해 "제대로 국정운영을 하지 않으면 탄핵 되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에 대해선 각 소관 상임위 직회부를 통해 상정이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대응을 한다고 해도 처리를 강행할 계획이다.
또 홍익표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 등 처리에 대한 긍정 여론 확장을 위해 표결 전 기업의 손해배상소송으로 피해입은 노동자 및 가족들과의 간담회, 한국노총 위원장 및 집행부 예방, 대한상의 예방 등의 행보를 이어왔다.
이날 의원총회는 오후 1시30분부터 진행된다. 논의 자체가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각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질 수 있다. 탄핵안 추진에 반대 목소리가 나와 총의가 모아지지 않을 경우 이동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만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