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피로도 누적·금리 인상…주택 매수세 위축
거래절벽 뚜렷…아파트 매물 올해 초 대비 50% 증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공행진을 하던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사실상 거래가 끊기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금리 인상,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그간 집값이 꾸준히 오른 데 따른 피로감 누적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 수준까지 오르는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상승했다. 전주(0.07%)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강북권 14개 자치구는 0.05% 올랐다. 동대문구(0.12%)는 휘경동과 회기동의 대단지 위주로, 용산구(0.11%)는 이촌동과 도원동의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성동구(0.08%)는 하왕십리동과 옥수동 위주로, 광진구(0.08%)는 구의동과 광장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종로구(0.06%)는 홍파동과 무악동 위주로 올랐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각각 0.01%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강남권 11개 자치구는 0.06% 상승했다. 강동구(0.13%)는 암사동과 명일동의 대단지 위주로 올랐고, 송파구(0.11%)는 잠실동과 가락동의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양천구(0.09%)는 신정동과 목동 위주로, 강서구(0.09%)는 방화동과 가양동 위주로 올랐다. 영등포구(0.09%)는 여의도동과 문래동 위주로 상승했다.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총 3367건으로, 전달(3860건) 대비 약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3188건)부터 3000건을 웃돌던 거래량이 지난달에는 1923건으로 주저앉았다.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지난달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3000건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올해 초 대비 50% 넘게 매물이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01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5만0513건에 비해 52.4% 증가했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미아동부센트레빌(전용면적 59㎡)은 지난달 26일 7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7억5500만원에 비해 5500만원이 하락했다. 또 지난 8월 4억2000만원에 팔린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전용면적 45㎡)은 지난달 23일 4억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2000만원이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금리 인상,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수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집을 살 여력이 없고, 매도자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2로 집계됐다. 전주(88.7) 대비 0.5%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24일(87.4) 이후 13주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전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는 고금리 속에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라며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 인상과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다"며 "내년 총선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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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