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 공무원 퇴직 후 "군복무기간 인정해달라"…1심 승소

십수년 행정기관 근무 후 공무원 재임용
공단 측 '재직 중' 아니다 신청 불승인
군복무기간 재직기간 산입 여부가 쟁점
1심 "구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산입돼야"

행정기관 근무 경력이 있는 공무원이 퇴직 후 옛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해 군복무기간을 인정해 달라며 낸 1심 소송에서 승소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지난 9월7일 A(70)씨가 공무원 연금공단을 상대로 "임용 전 군복무기간 산입신청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한 행정기관에서 근무했고, 2015년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돼 근무하다 2018년 퇴직했다.

그는 1974년부터 약 4년간 해군 무관후보생 및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복무했는데, 공무원 퇴직 이후 해당 기간을 임용 전 군복무기간으로 포함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 측은 "군복무기간 산입 신청은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재직 중'일 때만 가능하다"며 A씨의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A씨는 2021년 공무원재해보상연금위원회에 이에 대한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 결정을 받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현행 공무원연금법이 아닌 구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재직기간 정정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행 공무원연금법은 원칙적으로 재직 중인 공무원에 대해서만 군복무기간 산입 신청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원고의 경우에는 현행법이 아닌 구(舊)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 공무원연금법에서는 현역병 또는 지원하지 않고 임용된 하사관의 복무기간의 경우 공무원 재직기간에 '당연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법률 부칙에 따르면 2000년 12월31일 기준 재직 중인 자의 임용 전 군복무기간의 재직기간 산입은 해당 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원고에게 구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돼야 함은 문언의 해석상 명백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고(공단)로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경력이 재직기간 산입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살폈어야 함에도 단지 원고가 재직 중 그 기간에 대한 명시적 산입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청 불허 처분을 했다"며 "이 같은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