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발사…위성체, 궤도 진입

8월 24일 2차 실패 이후 89일 만
군 "세부제원, 종합적으로 분석 중"
1·2차 실패와 달리 위성체 궤도 진입 가능성

북한이 21일 한밤 중에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강행했다. 당초 예고한 22일 0시보다 약 1시간여 빠르게 기습 발사한 것이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발사를 놓고 성공이나 실패를 규정하지 않은 채 세부제원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1일 밤 10시43분 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을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우리 군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 한·미·일 이지스구축함을 국가별 지정된 해역에 사전 전개시켜 3자간 공동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또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한·미·일 간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 이후 89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새벽 3시 50분경 2차 발사를 시도했지만 1차(5월 31일) 때와 마찬가지로 위성체를 궤도에 올려놓는데 실패했다.

우리 군은 이번 발사에 대해 아직 성공이나 실패 등을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 당시 약 3시간 만에 실패했다고 평가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1·2차 발사와는 달리 발사체가 정상적으로 비행하며 위성체인 '만리경-1호'를 궤도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만리경-1호'가 특정 궤도를 정해진 주기마다 정상적으로 비행하는지 추적 관찰하며 최종 성공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정찰위성 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9·19 합의 당시 설정한 지상·해상·공중 완충 구역 가운데 ‘공중’ 관련 합의 사항을 우선 효력 정지하기로 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다. MDL 일대에서 군사 연습과 비행을 금지하고 해상 완충 구역 내 함포·해안포 실사격을 금지하는 등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북한은 21일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12월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1, 2차 발사 당시 발사예고기간 첫날에 도발을 감행한 만큼, 3차 발사 역시 22일 새벽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3차 발사는 이례적으로 예고한 첫날(22일 0시)보다 약 1시간 10여분 빠른 21일 밤 10시43분 경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22일 오전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지역에 눈 또는 비가 예보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21일 정례브리핑에서 3차 발사 시점에 대해 "1차·2차(발사) 때는 (예고 기간의) 첫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새벽에 발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 가능성을 보고 있고, 또 기상 관계도 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위성 낙하가 예상되는 지역은 북한 남서쪽 서해 해상 2곳,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역 1곳으로 모두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이다. 우리 군은 낙하물 발생 예상 지점 인근 해역에 해군 함정 등으로 낙하물 탐색 및 인양작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우리 군은 지난 5월 3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차 발사에 실패했을 당시 발사체 잔해물 일부를 인양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후 한미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도 낙하물 수거에 성공한다면 북한 정찰위성 기술력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합참은 "이번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결의를 재차 명백히 위반한 도발행위"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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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