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교육청 결정이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학부모들 "아이들 안전 고려해 결정 철회돼야"
대구 내당초등학교가 남부교육지원청의 나이트클럽 영업 가능 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뉴시스 지난 21일, 22일 기사 참조)
내당초는 나이트클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지만 남부교육지원청은 이를 묵살했기 때문이다.
내당초 교장은 23일 "학교에서 결정한 사안도 아닌데 화살이 계속 학교로 돌아온다"며 "나이트클럽 영업 가능 결정을 내당초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이 결과에 대한 비판을 학교에서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당초 교장은 "당시 교육지원청에서 내려온 자료는 단답형이라 학교 측에서 다른 무엇을 추가할 수 없었다"며 "학교에서는 나이트클럽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교육지원청에서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한 "교장인 나도 이렇게 학교로 계속 민원전화가 오고 이런 것들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학교는 아이들한테 에너지를 쏟아야하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다"며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서운한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업 가능으로 결정했을 때는 학교의 입장보다는 등교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는 등 가능 결정 이유들과 나이트클럽 운영자 개인의 사유권에 방점을 뒀다고 하니 더 이상 학교에서는 뭘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당초는 나이트클럽 영업 가능 부분에 대해 학교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교직원과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의 의견만 수렴했다.
내당초 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친 것이 아닌 교직원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하라는 내용이 있어 의견 수렴 후 학교장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이 학부모 대표라고 생각했다. 부위원장 또한 학부모니까 학부모 입장도 한번 들어봐야 했다"며 "나이트클럽 관련 공문이 왔을 당시가 여름방학 중이었고 교직원들 또 부장들도 다 같이 이야기 후 학교장의견서 내 질문에 답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학교는 나이트클럽 영업 가능에 대해 찬성하지 않았다. 우리는 학부모들과 같은 생각이다"며 "이날 오후 3시30분에 열리는 학부모들과 만남을 통해 아이들 보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남산자이하늘채 아파트주민비상대책위원회와 학부모들은 내당초에 ▲교장과 사업주(나이트클럽 주인)가 만났을 당시 회의 내용 ▲나이트클럽 영업 시작 후 아이들의 안전 대책 및 책임 ▲나이트클럽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이유 등을 물을 예정이다.
내당초 한 학부모는 "학교 측의 반대의견에도 영업 가능 결론을 내린 교육지원청에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이는 아이들의 안전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이며 이 같은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제가 된 이 나이트클럽은 1753.48㎡ 규모로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에 소재한 옛 크리스탈호텔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6월까지 운영하다 폐업했다.
나이트클럽은 현재 오는 12월 새롭게 개관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하는 등 준비 중이다.
교육환경법 9조에 의하면 노래방, 단란주점, 당구장, PC방, 무도장 등 유해업종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학교 정화구역 200m 내 신규영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지역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시설은 제외할 수 있다.
문제가 제기된 이 나이트클럽은 내당초에서 66m 떨어져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