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남학생에 여교사 가정 방문시킨 교감

김광수 제주교육감 "해당 학교 관리자 인사 조치 검토"

제주도교육청은 교내 여자화장실을 불법촬영한 남학생의 가정 방문에 피해자일 수도 있는 여교사를 보낸 A고등학교 관리자에 대해 인사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피해 교사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제주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노조는 김광수 제주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이 자리에서 노조가 요구한 사항을 수용하고, 피해 교사에 대한 지원과 회복, 재발 방지 조치에 힘쓰기로 했다.

노조는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의 사과, 재발 방지 조치, 피해 교사의 공무상 병가 인정·정신과 치료 지원, 피해 교사가 원할 경우 비정기 전보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교육감도 노조 집행부만큼이나 A고 사안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며 "'자신이 피해 여교사들에게 대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해당 학교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는 바 관리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 교사에 대한 지원과 회복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피해 교사와 도교육청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중간 가교 역할을 계속 해나가고, 사안이 마무리될 때까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 학교 체육관 여자화장실에 있는 갑티슈 안에서 촬영 기능이 켜진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이 사실이 경찰에 신고되자 다음날 재학생 B군이 자수했다.

이후 23일 교감은 피해자일 수도 있는 담임 등 여교사 2명에게 진술서 작성 등을 이유로 B군의 집에 찾아가라고 지시했다. 교감은 당시 '나는 보고 받는 입장이라 가정 방문을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교사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3개월 치료를 요하는 진단을 받는 등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