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세계 가상비행 시장 16조원…"강소기업 지원해야"

국내 방산 소프트웨어, 글로벌 경쟁력 떨어져
"해외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 국내도 도입해야"

최근 군사용 소프트웨어가 전쟁 승리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해외 방위산업 선진국들이 비행 시뮬레이터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방산 강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군사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비행 시뮬레이터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유연한 조직구조와 빠른 결정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강소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24일 글로벌 시장 연구기관 이머전 리서치(Emergen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비행 시뮬레이터 시장은 2021년 약 69억 달러(한화 9조1763억원)에서 연평균 6.7%씩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123억9000만 달러(한화 16조460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첨단기술 발전과 함께 시뮬레이션 훈련 효과가 높아지면서 비행 시뮬레이터가 실제 비행 훈련을 대체하는 필수 훈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훈련의 경우 미 공군 F-35A의 훈련비용이 비행 시간당 약 4만4000달러(환화 5700만원)로 추산될 만큼 고비용이 발생하고 훈련 빈도가 높지 않아 조종사가 능숙해지는 데에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한 번의 실수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조종사의 목숨뿐만 아니라 민간인 피해 우려도 감수해야 한다.

숙련된 조종사들도 항공기 기체 변경과 업그레이드 등에 따라 새로운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비행 시뮬레이터가 실제 기체의 숙련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방산 선진국들은 미래 전장에서 비행 시뮬레이터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이를 개발하는 강소기업을 지원하는 각종 정책과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강소기업에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지원함과 동시에 대기업과 마찰이 발생하지 않게 사업 영역을 보장하고 있다.

오는 27일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군사용 시뮬레이션 전시회인 ‘I/ITSEC’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면면만 봐도, 미국과 유럽 등지의 강소기업이 전체 참가 기업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내의 경우 방산 하드웨어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시장도 독점하면서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대기업 우선주의가 국내 방산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만연해 있어, 강소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울 뿐더러 객관적인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외 방산 소프트웨어 기업이 급격한 성장을 보였던 것과 다르게 국내에서 약진하는 기업이 없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일부 국내 소프트웨어 강소기업이 기술력을 내세워 국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수주로 이어지는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소프트웨어 특성상 기술력 축적과 다양한 시도가 중요한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대기업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강소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등을 봐도 방산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알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방산 선진국들이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을 국내에도 빠르게 도입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