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청탁에 수사 무마 경찰 간부들, 영장심사 '침묵'

사건 브로커에게 뇌물과 청탁을 받고 수사 편의를 봐준 광주·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광주지법 101호 법정에서 하종민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팀장인 A경감과 광주경찰청 일선경찰서 과장 B경정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A경감은 전직 경무관 장모(59·구속기소)씨의 청탁을 받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던 탁모(44·구속기소)씨의 가상자산 투자 사기 사건 일부를 축소 또는 무마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사기범 탁씨는 수사를 받게 되자 사건 브로커 성모(61·구속기소)씨에게 거액을 건네고 사건을 축소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는 서울청 수사부장 출신인 전직 경무관 장씨에게 4000만 원을 건네고 탁씨 사건의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했고, 장씨가 A경감에게 다시 청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경감은 탁씨가 조사받을 때 일부 혐의를 벗을 수 있게 진술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경정은 광산경찰서 수사과장 근무 당시인 2020~2021년 성씨에게 6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수사 중인 탁씨 사건(서울청 사건과 별개의 투자 사기사건) 일부를 무마 또는 축소한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브로커 성씨는 2020년 8월 20일부터 2021년 8월 25일 사이 탁씨 등 사건 관계인들에게 13차례에 걸쳐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고가의 승용차와 17억 42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성씨는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하면서 검·경·지자체 공직자들과 친분을 쌓은 뒤 각종 청탁을 해왔다.

검찰은 성씨의 검·경 인사·수사 영향력 행사를 비롯해 지자체 관급공사 수주 비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성씨의 수사·인사 청탁 비위 연루자 중 광주지검 목포지청 6급 수사관 심씨(수사 기밀 유출), 서울청 전 경무관 장씨(수사 무마), 전남청 전 경감 이씨(인사 청탁) 등 3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전현직 검경 간부 등이 수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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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