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노조회계 공시, 91% 참여…기아차 노조는 거부

고용부, '노조회계 공시' 최종 집계 결과 발표
739곳 중 675곳 참여…양대노총 모두 94%대
작년 총수입 8424억원…22일까지 시정 기간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세액공제 혜택과 연계해 요구한 노조 회계 공시에 양대노총 등 91%가 참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공시를 거부했다.

고용노동부가 6일 공개한 '노조 회계 공시 결과'에 따르면 공시 기간인 지난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대상인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노조와 산하 조직 739곳 중 675곳(91.3%)이 결산 결과 등을 공시했다.



한국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94.0%, 민주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94.3%, 총연합단체 미가입 노조 77.2%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미가맹 노조인 전국통합건설노조 등 8.7%는 조직 내부 방침 등을 이유로 회계를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결과를 보면 공시한 1000인 이상 노조의 지난해 1년간 총 수입은 8424억원이었다. 노조 당 평균 수입은 12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입 총액 중에서는 상·하부 조직으로부터 교부받은 금액을 포함해 조합비 수입이 7495억원(89.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이자수익 등 기타 수입 691억원(8.2%), 수익사업 수입 127억원(1.5%), 보조금 수입 63억원(0.7%) 순이었다.

노조 당 평균 조합비 수입은 11억1000억원이었다.

이 중 조합비 수입 규모가 가장 큰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595억원)였다. 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227억원), 한국노총 금속노련(224억원), 민주노총 총연맹(181억원), 민주노총 전교조(153억원) 등 순이었다.

지출 총액은 8183억원으로, 노조 당 평균 지출은 12억1000억원이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상급 단체의 하부 조직에 대한 교부금 1615억원(19.7%), 인건비 1506억원(18.4%), 상급단체 부과금 973억원(11.9%), 조직 사업비 701억원(8.6%), 교섭 및 쟁의 사업비 424억원(5.2%) 등이었다.

반면 교육 및 홍보 사업비는 232억원(2.8%), 정책 사업비는 221억원(2.7%)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건비 지출의 규모와 비중이 높은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135억원(45.2%), 민주노총 전교조 85억원(56.8%), 한국노총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26억원(54.3%) 등이었다.

일부 노조는 교섭 및 쟁의 사업비나 인건비 등 일부 공시 항목에 대해 0원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일부 하부 조직과 민주노총 등의 경우 파업과 집회 등에 소요된 교섭 및 쟁의 사업비를, 금속노조 산하 일부 지역 지부 등은 인건비를 0원으로 기재했다.

고용부는 회계 공시의 오기와 누락이 있는 경우 노조가 이를 보완하도록 오는 22일까지 시정 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공시 내용을 수정하고자 하는 노조는 고용부에 신청해 공시 시스템에서 직접 수정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및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회계를 공시하지 않은 노조의 조합원은 내년 1월 연말정산 때 올해 10~12월 조합비에 대한 1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올해 1~9월 납부한 조합비의 경우 회계 공시와 관계 없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 납부하는 조합비는 노조가 직전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매년 4월30일까지 공시해야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하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조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조 회계 투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노조 회계 공시가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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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