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받던 소방공무원 극단선택…서울시 "절차 문제 없었다"

공노총 "서울시 불법 감사"
서울시 "절차상 문제 없어"

가족수당 수령 관련 의혹으로 서울시 감사를 받던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40대 소방관 A씨는 지난 5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0월24일부터 지난 달 30일까지 공무원 수당 관련 소방재난본부 대상 종합감사를 진행한 시는 소명이 필요한 이들을 추렸고, 이 명단에는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실제 부양가족과 거주하지 않음에도 관련 수당 수령이 이뤄졌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에 대한 감사 과정 중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공노총은 시가 무리한 감사로 투병 중인 A씨에게 압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공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고인에 대한 서울시 감사는 고인을 '범죄자'로 잠정 낙인찍고, 법도 절차도 무시한 채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졌다"며 "기관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공무원 개인에게 직접 연락해 필요 이상의 자료를 강요하는 월권행위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업무처리 기준에 따라 보수지급 기관이 부양가족 사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음에도 감사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가족 카드사용과 통화 내역을 요구했다고도 했다.

반면 시는 규정에 따라 진행했을 뿐 무리한 감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시는 A씨를 포함한 소명 대상자로 분류된 이들이 가족수당 대상자들과 실제 생계를 같이 하는지 확인이 필요했고, 소방재난본부를 통한 관련 자료 요청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상 적법했다는 것이다.

A씨와 통화 역시 자료가 미제출됐거나 미흡한 이에게 적극적인 기회 부여 차원에서 순차적으로 전화를 걸었던 것이라고 했다. 감사관과 A씨는 지난 4일 한 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이때 감사관에게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한다.

시는 A씨의 장례 절차를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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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