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 보내고 과 점퍼 반납'…경북대 학생들, 금오공대 통합 '결사반대'

"학생 의견 수렴 없는 졸속 통합 반대한다"

7일 오후 대구시 북구 경북대학교 본부 앞 계단에는 경북대와 금오공과대학교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학과 점퍼로 가득 찼다. 계단 양옆에는 근조화환이 놓였고 계단 앞에는 재학증명서가 붙여졌다.



경북대학교 본부를 향해 통합 반대 의사를 남기려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펜을 들어 빈 종이를 채워 갔다. 지나가던 학생들은 이러한 광경을 휴대전화에 연신 담고 있었다.

경북대학교와 금오공대의 통합 논의가 언론에 알려지자 경북대학교 학생들은 학과 점퍼를 본관 계단에 벗어 놓으며 시위를 시작했다. 학생 의견 없는 일방적 통합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보여 주기 위해 시위를 주도하던 학생들은 통합대책본부도 창설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소리는 없었고 홍원화 총장의 독단적 행동은 명백한 반민주적·졸속적 행위이며 결코 묵인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사안임을 알리기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경북대 졸속 통합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4410명의 학생이 동참했다.

통합과 관련해 대학 본부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자 경북대학교는 이날 오후 3시35분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 명의의 ‘경북대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을 제목으로 한 담화문을 경북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은 "현재로서는 우리 대학과 금오공과대학교 간의 통합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진행된 바가 없다"며 "통합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면 대학 본부는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함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문제를 다룬 언론 보도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으실 것이다"며 "하지만 이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있어 바로 잡고자 대학 본부의 입장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 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총학생회 등과 관련 사항에 대해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경북대학교와 금오공과대학교의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경북대와 금오공대는 지난 2007년에도 통합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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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