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LH 전관 2년새 95명→142명…입찰 담합 만연"

용역 77%는 전관 업체 포함 컨소시엄이 수주
"문제 원인은 입찰 담함 가능토록 한 평가방식"

건설업체들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전관 영입이 2년새 50% 가까이 늘어났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 차례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LH 혁신 방안은 근원적 원인을 해소하지 않은 엉터리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LH 전관 특혜 근절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한국NGO신문을 통해 입수한 2023년 LH 전관영입업체 현황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주 공사·용역 계약 현황을 비교·분석했다.

전관 리스트에는 LH 전관 142명의 이름과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60개 업체명이 담겨있었다. 앞서 경실련이 지난 2021년 입수한 리스트엔 71개 업체 95명의 LH 전관 등의 이름이 담겨있었는데, 올해는 당시보다 46명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전관 리스트들은 업체들이 파악하고 있는 업계 현황"이라며 "업체들이 직접 전관 리스트를 만들어 상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관 영입이 수주 및 사업 이행을 위한 목적임을 짐작하게 한다"고 밝혔다.

실제 경실련이 LH 전관 리스트와 발주 공사·용역 계약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사업관리 용역 등 수주현황을 비교한 결과, 용역 5000여억원 중 77%을 전관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LH 건설사업관리 용역 총 계약금액은 5101억(112건·일반경쟁 104건 및 수의계약 8건)이었는데, 이 중 77%에 해당하는 3925억원(69건)의 용역을 전관 업체를 포함한 공동도급(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용역사업 계약 입찰에는 여러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

또 건설사업관리 용역 112건을 계약 금액이 가장 큰 순으로 정리한 결과, 상위 1위~23위 사업에 전관 업체가 대표업체, 공동이행, 분담이행 등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112건 중 일반경쟁방식인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로 업체를 선정한 103건의 입찰 참여 업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단 2개 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72건(70%)에 달했다.

경실련은 "수주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용역시장에서, 70% 이상의 사업에서 2개 업체만이 입찰에 참여한 것은 입찰 담합 징후가 매우 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상위업체끼리의 담합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전체 전관 업체 계약 설계 용역 68건 중 65건(96%)이 설계 공모 계약에 집중된 점도 지적했다. 설계 공모란 건축물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것이다.

경실련은 "공모에 당선된 업체는 세부설계 용역까지 수의계약으로 따낼 수 있기 때문에 전관 영입업체들의 주요한 수주 타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점을 노리고 전관 업체들이 설계 공모방식에 집중적으로 입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전체 설계 공모계약 2475억원(95건) 중 1925억원(78%)의 용역을 전관 컨소시엄이 수주했고, 계약 금액 상위 10위 중 9개 사업의 대표업체가 모두 전관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이 같은 전관 영입업체의 수주 과점 문제 원인으로 입찰담합을 가능토록 한 평가방식(가중치방식+강제차등점수제)을 꼽았다.

경실련은 "종합심사낙찰제라는 평가 방식은 높은 기술 점수를 얻기 위해 평가위원에 대한 로비를 유도하는 구조"라며 "평가점수가 매겨지면 순위별로 강제차등점수제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강제차등점수제는 순위별로 평가점수를 강제로 차등(약 10% 내외) 적용하는 방식이다.

경실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실련 시민제안 10선 제도화 ▲불공정한 낙찰자 결정 방식인 가중치 방식 즉각 폐지 ▲대통령 직속 전관 특혜 근절 특별위원회 상설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특히 경실련이 주장한 '시민제안 10선'엔 원청책임 강화를 위한 직접시공제 대상공사을 모든 공사로 확대, 분양계약시 설계도면·공사비내역서 등을 계약서류로 첨부, 전관 영업업체의 출신 발주기관에 대한 입찰참가 원칙적 배제 등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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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