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시설 위탁운영권 놓고 경산시-대구한의대 '충돌'

경산시, 228억 투입 코스메틱센터 운영권 "대구한의대 손떼라"
대구한의대 반격…경산동의한방촌 위탁운영 재계약 포기
양측 '밀월 관계' 깨지고 책임공방 무성

국책사업 지원시설의 위탁운영 재계약을 둘러싸고 경북 경산시와 대구한의대간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먼저 충돌의 단초를 제공한 쪽은 경산시이지만, 대구한의대는 시의 다른 시설 위탁운영을 거부하며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화장품산업 국책사업 유치와 운영 등으로 오랫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해온 경산시와 대구한의대 간의 관학 협력이 깨지고, 상대를 향한 거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밀월 관계’ 먼저 손절한 경산시

경산시는 지난 3년간 글로벌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코스메틱센터) 운영에 참여한 대구한의대 측에 위탁운영 재계약 불가 방침을 지난 11월에 통보했다.

이어 시는 (재)경북IT융합산업기술원과 코스메틱센터 위탁운영 신규 계약(3년)을 맺었다.

화장품산업 육성을 목표로 지난 2021년 1월 오픈한 코스메틱센터는 국비·도비·시비 228억원이 투입돼 화장품 생산시설과 연구·효능 검증시설이 들어서 있다.

시는 코스메틱센터에 대한 2021년의 경북도 종합감사 결과를 대구한의대와 재계약 불가 사유로 꼽고 있다.

박태남 경산시 미래전략과장은 “대구한의대에 운영권을 준 위탁방식(수익사용허가)을 개선해 공기업과 위탁계약을 체결하라는 감사결과가 나왔다”면서 “대구한의대와 3년 계약이 올해말 끝나 내년 1월부터 (재)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에 위탁을 맡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세진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장은 “코스메틱센터 임대료로 계약서 상으로는 우리가 연간 1억7000만원을 부담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지난해 2억2000만원, 올해 2억6000만원 등 3년간 연간 평균 2억원 넘게 부담해 왔다”면서 “사전에 어떠한 협의나 소통도 없이 시로부터 ‘재계약 불가’공문을 지난달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반발했다.

◇반격에 나선 대구한의대


대구한의대는 국·도비와 시비 등 사업비 174억원이 투입된 경산동의한방촌의 위탁운영 재계약 포기를 돌연 선언하며 시와 맞서고 있다.



경산동의한방촌은 3대 문화권 지역전략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국책사업이다. 한방체험실, 한방화장품 체험실, 한약재 건강 족욕실, 스킨케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경산시와 위탁운영을 체결한 대구한의대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3년 6개월간 동의한방촌을 운영해 왔다.

시는 올해말 위탁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전문기관 평가와 시의회 동의(10월) 직후 대구한의대에 재계약(기간 3년) 방침을 전했다.

그러나 황세진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장은 지난 11일 경산시청을 찾아와 갑자기 “학교 사정상 동의한방촌 위탁운영 재계약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에 경산시는 지난 22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재계약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던 중 계약일이 임박한 시점에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의 일방적이고도 무책임한 재계약 불가 통보로 더 이상 경산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위한 경산동의한방촌을 운영할 수 없는 처지”라며 대구한의대를 비난했다.

반면 황 단장은 “코스메틱센터 위탁운영 재계약 불가건이 이번 한방촌 운영 포기에 영향을 미친 점은 있지만, 교육운영수익률 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아 위탁기관 정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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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