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현안 해법 모색 위한 정책간담회 참여해 소신 발언
5월 단체·행사위원회 갈등 지적…"50주기 미리 구상해야"
강기정 광주시장이 5·18민주화운동 민간 기념행사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성 발언을 쏟아냈다.
강 시장은 26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5·18 현안, 해법 모색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여,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44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개최를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민간이 주도해 치른 5·18(기념)행사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고 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5·18 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분열돼있는 현재 상황이 시민들에게 창피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가) 민간주도 기념행사 자리에서 한마디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러한 행사를 우리가 왜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비움'이라고 표현한 만큼 44주기 행사는 아무 행사도 안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행사위는 여전히 광주시는 지원하되 관여하지 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행사위의 역할이 민간주도 행사의 역사 전통 계승에 있고, 이에 한계가 있다면 다가 올 5·18 50주기를 위한 행사위원회를 새로 조직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강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5·18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 사이의 매듭지어지지 않은 갈등을 지적하고, 그간 민간행사를 주도해온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는 행사위의 5·18 44주기 민간 행사 개최를 앞두고 행사위 총감독 선임 문제와 운영 방향 개선 등을 유관기관과 논의하기위해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행사위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행사를 진행해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현행 행사위 해체 등 강경 대책을 포함한 쇄신안도 제기됐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예산 문제를 포함해 행사위가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광주시가 위탁하는 새로운 기관이 도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체적으로는 구조 개혁이 어렵다고 본다. 논의돼 온 전야제 총감독 선임 문제도 지극히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다은 광주시의원도 "우리 세대는 5·18 민간 기념행사에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매년이 똑같기 때문"이라며 "함께 만들어 온 주체들은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어 가슴에 와닿을 수 있으나 앞으로 민간행사는 5·18을 모르는 사람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위의 해체 수순을 논하기보다 행사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행사위가 어떻게 나가야하는지 구체적인 의견들이 빨리 나왔더라면 행사위도 자체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며 "부족한 예산과 총감독 문제는 수년째 이어져온 것이다.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광주시다. 어떻게든 같이하고 발전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기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정책위원장도 "행사위 조직 해체 수순으로 갈 필요가 있다는 것은 조금 더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행정이 적극적으로 민간주도 기념행사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에 전적으로 환영한다. 내년부터 상임위원장을 시장과 공동으로 두거나 행사위 의결집행기구에 시청 관련 부서가 들어오는 방식 등 이러한 대안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민 단체들은 5·18 8주기였던 1988년 5월 17일 남구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처음 열린 5·18 전야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매년 민간 주도 5·18 행사를 펼쳐왔다. 전문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2017년 행사위가 비영리민간단체로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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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