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난해 9월 해임안 재가해
불복해 집행정지 냈지만 기각
法 "2인 사장 체제, 공익 해쳐"
김기중 이사 관련 "원심 정당"
김의철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과 남영진 KBS 전 이사가 자신에게 내려진 해임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반면 김기중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는 집행정지가 항고심에서도 인용되면서 당분간 직을 유지하게 됐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1부(부장판사 김무신·김승주·조찬영)는 김 전 사장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를 이날 기각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항고심 재판부는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경우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본안 판단 전 처분이 무의미하게 될 수 있는 양면적 성격을 지닌다"며 "현 단계에서 본안 소송의 승패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사정을 종합하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성을 인정하더라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경우 KBS가 이른바 '2인 사장 체제'로 혼란을 겪고 내부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구체적·개별적 공익에 위해를 입힐 개연성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신청인이 KBS사장으로서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주요 보직의 인적 구성이 특정 노조나 이념을 내세우는 집단 출신에 편중되있는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처분 이전에 이미 KBS 구성원 일부로부터 퇴진요구가 있었고 내부 투표에서도 퇴진을 원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점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해 9월 김 전 사장을 해임하기로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이사회가 제청한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재가했다.
이사회에서 야권 인사 5명은 김 전 사장의 해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으나 표결에 참여한 서기석 이사장과 이사 등 6명이 모두 찬성했다.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 ▲직원들의 퇴진 요구로 인한 리더십 상실 ▲불공정 편향 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추락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직무 유기 및 무대책 일관 ▲고용 안정 관련 노사 합의 시 사전에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이다.
김 전 사장은 이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지난해 10월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한편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지난해 12월29일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 항고를 기각했다.
남 전 이사장의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신청인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그런데 신청인이 법인카드를 사적용도에 부정사용 했다고 의심할만한 사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집행을 정지하면 KBS 이사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해임처분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으나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집행정지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김 이사는 같은 재판부에서 집행정지가 항고심에서도 인용되면서 당분간 직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3부 재판부는 "방통위가 항고심에서 주장하는 사안은 1심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제출된 자료를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8월 남 전 이사장이 KBS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했고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 논란 등으로 조사를 받는 등 KBS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해임을 제청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이어 같은해 10월에 MBC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급 인상과 관계사 등의 경영 손실 등을 방치했다며 김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방통위 처분 직후 김 이사는 법원에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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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