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쌍특검법 통과 8일 만에 거부권 '특검 반대' 의지
비서실장이 거부권 이유 설명 "헌법 가치 훼손했다"
여야 합의없는 절차적 하자·이재명 방탄 목적성 제기
"특검 중립성 훼손…국민 혈세·수사 기관 업무 지장"
감찰관 여야 합의시, 김여사 리스크에 2부속실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자 대통령실은 쌍측검의 부당성을 부각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제2부속실 설치 등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비리 방지 제도를 검토하겠다며 거부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트리기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쌍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직후 이관섭 비서실장이 브리핑룸을 찾아 직접 배경을 설명했다. 비서실장이 나선 이유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등 엄중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 실장은 쌍특검법의 반헌법적 요소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실장이 제시한 거부권 행사 명분은 ①절차적 하자 ②여론조작 등 목적성 ③특검의 중립성 훼손 ④혈세 및 법집행기관 행정력 낭비 등 4가지로 요약된다.
이 실장은 쌍특검법에 대해 "여야 합의로 처리해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특검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돼왔으나 이번 쌍특검법은 거대야당 단독으로 처리돼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실장은 특히 쌍특검법의 목적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이번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규정하면서 특히 대장동 특검법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목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특검 추천권을 배제해 친야 성향 특검들이 수사를 해 재판 관련자들의 인권 침해 우려는 물론 정치 편향적인 수사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검후보에 대한 야권의 독점 추천권을 문제삼은 것이다. 특검의 허위브리핑을 통한 여론조작 가능성도 문제점으로 제시하면서 '악법'이라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특검(김건희 특검)에 대해 "12년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결혼하기도 전의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 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으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망신주기 수사 가능성도 있다"며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의 브리핑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또 특검법안과 관련해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검경 등에서 특검에 수백명의 인력이 차출될 경우 법 집행기관들의 정상적 운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해 "다수당의 전횡에 의해 언제든지 위협 받을수 있는 인권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라고 거듭 명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 행사는 이번이 네번째다. 특히 이전 거부권 행사 시기(양곡관리법 12일, 간호법제정안 19일, 노란봉투법 및 방송3법 22일)보다 빠르게 절차를 처리, 특검 수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의도로 읽힌다. 이날 이 실장이 거부권 행사 이유에 대해 브리핑하고 법안의 문제점을 일일이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 명분을 재차 부각하면서도,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리스크 방지를 위한 보조적 제도인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일부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선 여야가 합의하면 수용한다는 입장을,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선 "국민 대다수가 원한다면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상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데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 등에 따른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여론도 높은 상황이어서 비판 여론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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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