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한 예비군훈련장에서 발견된 5·18민주화운동 당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유해가 5·18 당시 행방불명자로 등록된 이들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암매장 발굴에 나섰던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중복 진술에 따른 높은 신빙성으로 해당 유해가 5·18 당시 행방불명됐으나 신고되지 않은 자의 것이 아닌가 추정, 후속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사위는 지난해 5월 해남군 한 예비군훈련장에서 발견된 유해 3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 등록된 5·18행방불명자의 것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았다고 9일 밝혔다.
앞서 해남에서는 1980년 5월 23일 31사단 내 방위병으로 꾸려진 93연대 2대대 무장 병력이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다.
같은 날 오전 5시 30분과 오전 10시~11시 사이 방위병들은 해남읍 우슬재와 복평리에서 지프차·트럭·버스에 사격을 가했으며 당시 숨진 시민 수는 3~7명으로 추정된다.
조사위는 당시 작전에 투입된 방위병 등의 중복 진술을 토대로 해남군 한 예비군 훈련장에 대한 암매장 발굴에 나서 지난해 5월 13일 유해 3구를 발견했다.
조사위는 해당 유해에서 확보한 유전자와 행방불명자 242명 중 182명의 가족과 사촌 등 448명으로부터 확보한 유전자를 대조했으나 이렇다 할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조사위는 다만 방위병들의 중복 진술과 이들이 구체적으로 지목한 곳에서 실제 발굴이 이뤄진 만큼 해당 유해가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깜깜이 5·18 행방불명자'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발견된 유해가 5·18 희생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행불자 가족 중 부득이하게 행방불명자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조사위 활동이 끝났다고 5·18 암매장 의혹이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다. 암매장 추정 유해의 유전자 불일치 결론은 활동 종료된 조사위의 후속 대책 마련이 더욱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남.영암 / 황금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