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의 관리 주체인 충북도 간부 공무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유감을 표했다.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생존자협의회는 25일 논평을 통해 "미호강 임시제방에 대한 감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응하지 못한 관계자들의 영장을 기각한 재판부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하차도의 안전 관리와 재난 대응을 부실하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재판부도 부정하지 않은 만큼, 이번 영장 기각을 면죄부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오송 참사 발생의 선행 요인인 미호강 임시제방 붕괴와 후행 요인인 지하차도 안전 관리와 재난 대응 부실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며 "수사당국은 최고 책임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청주지법 손승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충북도 전 자연재난과장과 전 도로사업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손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사고 대응이 부실했고, 그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다만 피의자들이 사회적 유대관계, 처벌 전력 등을 종합해 보면 사전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이들은 지하차도의 안전 관리와 재난 대응을 부실하게 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고 당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으로부터 미호강 범람 신고를 세 차례 받고도 교통통제를 하거나 청주시와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이들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현재까지 오송 참사로 구속된 피의자는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2명이다.
앞서 검찰은 시공사와 감리단,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 7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5명은 기각됐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졌다.
지난해 7월 국무조정실로부터 충북도와 청주시, 행복청 등 7개 기관 36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200명이 넘는 관계자를 불러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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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