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가구순자산 3천만원↓…3명 중 1명 "사회적 고립"

통계개발원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
사회적고립도 33%…5명 중 1명 이상 독거노인
삶 만족도, 6.5점 소폭 증가…여행일수 年8.29일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가구의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순자산도 전년보다 3000만원 넘게 감소했다.

인구 3명 중 1명은 아플 때나 힘들 때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응답했고, 독거노인 비율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통계개발원은 2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회복된 정도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건강, 여가, 안전 등 삶의 질과 관련한 11개 영역의 71개 지표로 구성된다. 11개 영역 중 주관적 웰빙, 환경, 교육, 고용·임금, 여가, 주거 영역 등은 개선 지표가 많았다. 반면 시민참여, 안전, 소득·소비·자산 영역은 악화 지표가 많았다.

지난해 업데이트된 지표는 52개이며, 36개가 전기 대비 개선됐다. 악화지표는 15개, 동일지표는 1개로 집계됐다.

◆집값 떨어지자 가구순자산도 감소…작년 3.9억원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채를 제외한 가구의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순자산이 소폭 감소했다.

가구순자산은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제한 것으로, 삶의 기반이 되는 축적된 재산의 규모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소비에 영향을 주는 가구의 재정 상태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구순자산은 3억9000만원(실질금액)으로 전년(4억2000만원)보다 3316만원 감소했다.

가구순자산은 2010년 이후 2013년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세를 보였으나 2021년(4억원), 2022년(4억2000만원), 2023년 다시 4억원 미만으로 감소 전환했다.

순자산의 감소는 주로 실물자산가격이 하락한 데에서 기인했다. 지난해 금융자산은 3.8% 증가한 반면 실물자산은 전년보다 5.9% 감소했는데, 특히 실물자산 중 거주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10.0% 쪼그라들었다.

가개부채비율은 2022년 203.7%로 전년대비(209.8%) 6.1%p 하락했다. 가계부채비율은 2008년(138.5%)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2021년 209.8%까지 상승했으나 2022년 하락했다.


◆사회적고립도 33%…5명 중 1명 이상 독거노인

지난해 사회적 고립도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33%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7.7%)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사회적 고립도는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또는 '힘들 때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이 하나라도 없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성별 중에는 남자(35.2%)가 여자(31.0%)보다 고립도가 높게 나타났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60세 이상에서 40.7%로 가장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비율은 26.9%로, 다른 연령대(14~20%)와 비교했을 때 정서적인 도움을 받는데 상대적으로 더 취약했다.

지속적으로 개선되던 기대수명은 지난 2022년 기준 82.7세로 전년보다 0.9세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늘면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65세 이상 인구 중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비율은 지난해 21.1%로 전년보다 0.2%p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0년 339만4000명에서 2023년 943만5000명으로 2.8배 가량 증가한 데 비해 독거노인 수는 같은 기간 54만3000명에서 199만3000명으로 3.7배 커졌다.

비만율은 2020년 38.3%에서 2022년 37.2%로 감소했지만 2021년보다는 0.1%포인트(p)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에 35% 미만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삶 만족도 6.5점 소폭 증가…여행일수는 8.29일

1인당 여행일수는 2022년 기준 8.29일로 회복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10.01일(2019년)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여행경험률은 91.8%로 2019년(85.0%)보다 더 높았다. 20대~30대의 여행일수는 10일 이상이었으나, 70세 이상에서는 3.2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는 연간 기준 7회로 증가했다. 2019년 8.4회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2021년 4.5회로 반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8.5회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은 5.7회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21년 10만명당 501.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2022년 384.7건으로 감소해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지속적은 감소세를 보이던 아동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2022년 10만명당 2.3명으로 전년보다 0.1명 늘었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0~10점)는 2022년 6.5점으로 전년(6.3점)보다 증가했다. 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삶의 만족도는 6.0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어제 우울감과 걱정을 얼마나 자주 느꼈는지에 대한 응답값인 부정정서(0~10점)도 3.3점으로 전년(4.0점) 대비 줄었다. 가구소득별로는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과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모두 3.5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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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