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건에 돼지 1000여마리 폐사, 5억 피해
5년간 26건, 피해 51억↑…전기적 요인 70%
"콘센트, 분전반, 누전차단기 안전점검 필수"
제주 양돈장 화재가 잇따르면서 이달에만 돼지 1000여마리가 폐사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 대부분이 단락,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조사돼 농장 스스로 전기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대한한돈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5시6분께 제주시 조천읍 소재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인명피해 없이 1시간여만에 진압됐으나 돈사에 있던 모돈 72두가 폐사하는 등 소방 추산 1억3350여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3일에도 제주시 한림읍 한 양돈장 분만동에서 불이 나 모돈 30여두와 자돈 80두 등 110여마리가 폐사했다. 열흘 전인 3일 오후 애월읍 양돈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2개 동을 모두 태웠다. 육성돈 600두 등 750여마리가 폐사, 피해 금액은 3억8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달 발생한 양돈장 화재 3건 모두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됐다.
또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5년간 도내 양돈장 화재는 총 26건 발생했는데 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18건(6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피해 금액은 51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한 번 불이 나면 최소 '억' 단위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셈인데 절반 이상이 전기 과부하, 누전, 단락 등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에는 돈사 보온을 위한 전열 기구를 가동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다. 이 과정에서 노후화된 전선 또는 과부화·과전류로 인해 배전반(분전반)에서 전기 불꽃(아크)이 생성돼 발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양돈장은 보온과 단열을 위해 대부분 밀폐된 구조로 설계된 데다 조립식 판넬로 지어져 화재 발생 시 급격한 연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꽉 막힌 축사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와 습도, 먼지도 연소 확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외 지역에 위치한 양돈장 입지 상 소방당국이 제때 도착하기 어려울 뿐더러 출동로 또한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다. 어느 사업체보다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이유다.
대한한돈협회 농장 화재 안전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농장 화재 예방 요령으로는 ▲콘센트·분전반·환풍기 모터 먼지 제거 ▲손상된 전선 유무 확인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자제 ▲아크차단기, 보온등 전기 안전 점검 등이다.
도내 양돈 단지를 관할하는 제주서부소방서는 잇따른 화재로 인해 21일 제주한돈협회 서부지부에서 양돈장 관계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고정배 제주서부소방서장은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노후 전기시설의 주기적 교체와 농장주의 자율적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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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