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 5명·금강청 3명
시공사·감리단 4명도
검찰, 재판에 넘겨
지난해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관계 기관 공무원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검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공무원 5명과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 공무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미호천교 확장공사의 발주청인 행복청 공무원 5명(광역도로과 3명·사업관리총괄과 2명)은 시공사의 제방 훼손 사실을 인지하고도 원상회복을 지시하지 않고, 이후 설치된 임시 제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비상근무 부서였던 사업관리총괄과는 비상근무 인원 5명 가운데 병가(1명)를 제외한 4명이 근무를 서야 하지만 3명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우에 대비해 발주 공사 현장에 대한 기상 상황 점검과 유관기관 모니터링 등의 활동도 없어 사실상 비상근무는 서지 않았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하천 관리의 책임이 있는 금강청 하천공사과 공무원 3명은 공사 기간 동안 현장 점검을 하지 않은 채 하천 점용 허가를 연장하고, 시공사의 임시 제방 설치를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공사 기간 단 한 차례도 하천 점용 허가 구역인 미호천교 확장 공사 현장으로 조사를 나가지 않았고, 하천 점용 허가 연장 신청까지 해줬다. 추후 기존 제방이 철거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원상회복 등의 관리 감독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같은 날 시공사 직원 2명과 감리단 직원 2명도 증거위조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후 사고 원인을 은폐하기 위해 임시제방 시공계획서 등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사후 위조한 혐의다.
하천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기존 제방을 절개한 뒤 임시 제방을 축조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이 속한 회사 2곳도 건설기술진흥법과 하천법 위반으로 함께 기소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되면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행복청과 충북도 등 관계기관 감찰에 착수한 국무조정실은 부실한 임시제방을 참사의 선행 요인으로 지적, 관련자 3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행복청과 금강청, 충북도, 청주시 등 7곳의 기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등 200명이 넘는 관계자를 불러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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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