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화영이 먼저 쌍방울 방북비 대납 이재명에 보고했다 진술"

지난해 6월 이화영 최초 방북비 대납 보고 진술 공개
"이재명이 '잘 진행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급도
이화영 측 "검찰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쌍방울이 방북비용을 대납하기로 했다는 내용 등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내용 일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5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위반, 뇌물 등 혐의 56차 공판기일에서 서증조사를 진행하며 이 전 부지사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쌍방울 방북비 대납 등에 대해 보고했다고 한 진술서 일부를 공개했다.

서증조사란 검찰이 채택된 증거에 대해 설명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검찰이 이를 공개한 것은 이 전 부지사가 해당 진술이 검찰의 압박과 회유에 의해 진술해 임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는 검사가 묻지 않았는데도 먼저 2019년 12월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도지사 방북을 위해 북한에 100만~200만불을 보내고 계약서를 쓰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 2020년 초 방북이 성사될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9일 방북비용에 대해 최초로 진술했다. 이어 같은 달 18일 법무법인 해광 측 변호사 동석 하에 "쌍방울이 방북비용을 알아서 전부 처리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그는 또 "국제대회를 마치고 이 대표에게 보고드렸다. 김대중 대통령 방북 당시 현대아산의 예를 들며 기업이 끼어야 방북이 수월하다는 취지로 (이 대표에게) 말씀드렸고, 이 대표가 '잘 진행해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해당 내용을 언급하며 "이러한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는 (해당 내용을)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허위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이 전 부지사는 스스로가 신뢰하고 있다고 밝힌 법무법인 해광의 변호사 동석하에 조사를 받았다"며 "이 전 부지사는 8월 자필 진술서에서 해광 변호사는 진실만을 말하기를 강조하고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기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가 지인들에게도 검찰의 회유나 압박이 없다고 말한 접견 녹취록 등을 해당 내용의 뒷받침 근거로 내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해당 진술이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유지했다.

더 나아가 쌍방울이 대납했다고 주장하는 비용은 김 전 회장의 방북비용과 쌍방울의 대북사업을 위한 계약금일 뿐이라며 대납 사실 자체를 반박하고 나섰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오후 별도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이재명 방북비용 300만 달러는 이재명을 기소하기 위한 검찰의 창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쌍방울과 북한 측이 작성한 문서에는 김 전 회장의 방북 준비 내용만 있지 이재명 방북 준비에 대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쌍방울이)북한에 준 500만 달러는 대북사업 이슈를 만들어 나노스 주가를 부양하고 싶었던 김 전 회장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지 피고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다음 기일인 오는 12일 오전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허위 진술을 하게 된 계기 등을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검찰 측에서 추가로 신청한 기획재정부 직원 등 증인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검찰은 기재부 직원에게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금융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이 전 부지사 측의 사실조회 신청에 답한 이유 등을 물을 방침이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기재부의 답변을 근거로 "조선아태위 등이 금융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2022년 10월14일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등 뇌물 및 정치자금 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와 쌍방울 측에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그는 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한 측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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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